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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rlock_단편

[SH/JW] 문자는 사랑을 싣고 │ But Love Is A Voice On The Wind

topsecretum 기밀선녀 2013.08.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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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 But Love Is A Voice On The Wind
  • 저자 : Snow
  • 줄거리 : 셜록은 마이크로프트로부터, 존에게 구애하는 방법이라며 계속 이런 식의 문자를 받는다. "팔을 잡아. MH"/"각설탕을 건네줘. MH"/"네가 계속 쳐다보고 있다는 걸 알게 해. MH"
    셜록은 (필요 없거든, 마이크로프트, 라며) 답장을 보내지만 어느새 지시를 따르고 있다.
  • 비고 : 기밀선녀가 번역한 글로 창작물의 권리는 모두 저자에게 있습니다. 의도에 맞지 않은 편집+오역 등이 옮겨갈 수 있으므로 불펌은 사양하겠습니다.




문자는 사랑을 싣고 │ But Love Is A Voice One The Wind





의식이 돌아오며 셜록은 몸 상태가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얻어맞은 것처럼 몸이 조금 욱신거리긴 하지만 모르핀이 투여되어 있으니 어디가 다쳤는지 잘 알 수가 없었다. 다시 마구 아파지기 시작하면 그땐 확실해지겠지만 말이다.


셜록은 자신의 휴대폰이 지잉 울리는 소리를 들었고, 이어서 간호사가 한숨을 쉬었다. 레스트레이드가 아니면 좋겠는데. 병원에 누워있느라 재미있는 사건을 놓치고 싶진 않다. 하지만 간호사가 문자를 읽어주기 시작할 때부터, 셜록은 발신자가 누구인지 금세 알아냈다. 존이 많이 다치지 않았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모리아티도 죽지 않았다는 사실 역시.


“그가 여기까지 와줬으니 깨워서 너도 괜찮다고 해줘야 하지 않겠니. MH.” 마이크로프트의 문자메시지를 읽어주는 간호사의 목소리에 어려 있던 웃음기는, 다음 순간 셜록이 성치 않은 몸으로 일어나려 하자 싹 사라지고 잔소리로 바뀌었다. 셜록 왈, 난 내 몸의 한계를 안단 말이다.


존은 침대 왼편의 의자에 앉은 채 잠이 들어 있었다. 오른쪽 볼에 약간 생채기가 났고 아마 팔꿈치에 멍도 들었을 거다. 다리 ― 성한 다리 ― 에 깁스까지 했다. 셜록은 딱 3초만에, 존이 여기서 얼마나 이러고 있었는지 알아냈다.


“존.” 목소리를 내자 간호사가 도끼눈을 하고 쳐다본다. 그렇다면, 이 여잔 마이크로프트가 존을 여기다 데려놓는 데 마뜩치 않다는 거겠다.


존은 퍼득 깨서 셜록을 바라봤다.


“여긴 다른 의사들도 많이 있어.” 셜록은, 존의 시선을 모른 척 할 수가 없어 결국 말했다. “썩 나쁘지 않은 의사도 있겠지. 의사들이 괜찮다고 그랬으니까, 난 괜찮을 거야.”


“그래?”


셜록은 웃어보였다. “그래.”


“좋아.”


다시 휴대폰이 지잉 울리는 소리에 얼른 간호사를 노려본다. “그거 읽지 마요.” 형이 꾸준히 문자를 보내 어떻게 해야 일반인처럼 행동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지만, 그런 거 없어도 셜록은 상관없다. 평범한 사람답게 구는 일이란 쓸데없기 짝이 없는 거다.


“중요한 내용이면 어떡해?”


“중요한 일이면 문자일 리 없어. 전에 말했잖아. 이제 잠시 실례 좀 할게. 간호사가 막 링거액에 모르핀을 투여했으니까, 곧 나가떨어질 거야. 가서 식사라도 해.”






다음번에 깨어났을 때엔, 존이 옆에 서 있었다. 눈을 두어 번 깜박이자 존이 물었다. “심심해?”


“완전.”


“날 놀라게 해보는 건 어때. 지금 우리가 있는 병원이 무슨 병원인지, 간호사가 아침식사로 뭘 먹었는지 얘기해봐.”


셜록은 앞서 이렇게 잔소리를 하고 말았지만, “너도 아침식사를 챙겨 먹어야 한다구.” 곧 존이 물어본 것을 모두 추리해 들려줬다. “충분히 놀랐어?”


“아주.” 표정도 어딘지 흐뭇해 보이는 게, 셜록은 애써 겸손한 척 하기가 싫어진다. “또 문자왔어. 내가 확인해볼까?”


“안 그래도 돼.”


"마이크로프트가 네 일로 골치 아프게 됐나 봐?"


셜록은 미간을 찌푸렸다. “마이크로프트는 엄마를 설득하느라 바빠. 자기 때문에 내 삶이 위험에 빠지게 된 게 아니고, 어쨌든 다음번엔 이런 일이 없도록 앞으로도 날 잘 돌보겠다고 하겠지만 엄마는 안 믿겠지. 그러니 마이크로프트가 너한테 문자로 이상한 소리를 하면 알려줘. 좌표를 보내줘야 하니까.”


“알았어, 꼭 기억해 둬야겠네.” 존은 마이크로프트가 보낼 이상한 문자가 대체 무엇일지 떠올려보는 모양이다. 절대 알아내지 못할테지만.






문자를 확인하지 않는다고 간호사가 일러바쳤는지 곧장 마이크로프트의 문자가 끊겼다. 차라리 마이크로프트의 문자라도 받았으면 끔찍하리만치 지겨운 병원생활에 소일거리라도 되지 않았을까 싶어지는 셜록이다.


그리고 퇴원할 수 있을 만큼 체력이 호전되자마자 그는 존을 데리고 베이커 가로 향했는데, 마이크로프트의 문자가 다시 도착하기 시작한 건 그 때였다. “그의 허벅지 위에 손을 올려. MH”


웃기고 있네.


다시 휴대폰이 삑 울렸다. 무슨 내용일지는 뻔하지만 어쨌든 확인은 해보기로 했다. 옆에서 존이 걱정스레 쳐다봤다. “그를 사로잡는 데 필히 내 도움이 필요할 거다. MH”


주머니에 휴대폰을 집어넣는 그에게 존이 물었다. “중요한 일이야?”


“아니. 그다지.” 그렇게 답한 셜록은 존의 왼쪽 무릎에 손을 올렸다.


존은, 잠시 놀란 눈으로 셜록을 올려다봤다.


한숨이 나오면서, 손을 다시 거둬야겠지 싶다. 마이크로프트의 계획 따위 믿지 않는 건데 그랬다.


말없이 존의 손이 위로 올라와, 셜록의 손을 무릎에 꼭 잡아뒀다.


겹쳐진 손을 쳐다보곤 시선을 들어 존을 봤다. 존은 끄덕이고, 머뭇거리다 웃어줬다.






플랫에 도착하자마자 셜록은 자신이 없는 동안 존이 집을 어떻게 해 놨을지 몰라 걱정이 들었는데, 그러다 머잖아 깨달은 바가 있었다. 존이 강제로 끌려나오지 않고서야 병실을 떠났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마이크로프트를 배후에 두는 한 존에게 나가라고 할 사람은 없을 테고 말이다.


휴대폰이 웅 울려서, 존이 안 볼 때 얼른 확인해 봤다. “차를 권해. MH” 당연히 셜록도 그럴 생각이었다. 다만 그게 자신답지 않을 뿐이지. 사실, 할까 말까 불확실한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신답지 않았던 거다. 존이 이상하다고 여기려나? 아니면 이게 다 기우여서, 순수하게 존이 놀라면서 좋아해줄 수도 있다. 존이라면, 사람으로서 지니고 있어야 할 일반적인 상식이나, 감정이나, 인정같은 걸 셜록도 갖고 있다고 고집스레 여기는 모양이니까.


“차 한 잔 할래?” 그래서 셜록은 결국 물었다.


존은 의심 한 점 없이 환한 미소로 대답했다. “그럼 좋지. 고마워, 셜록.”


마이크로프트는 존이 차에 우유 한 스푼과 설탕 한 꼬집을 넣어 마신다는 것도 알려줬다. 당연하지만 그것도 알고 있는 거지 말이다.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다음날에 존이 입은 셔츠 덕분에 눈이 더 반짝거려 보인다는 사실도 셜록은 알고 있었다. 모를 리가 없지 않나. 자신이 매력적인 남자라는 걸 존이 잘 느끼고 있듯이 말이다. 따라서 또 이런 문자가 오면, “존에게 그 셔츠를 입고 있으니 눈을 뗄 수 없다고 말해. MH” 짜증이 살살 나는 거다.


“신경 꺼.” 짜증을 꾹꾹 눌러담아 빛의 속도로 답장을 보낸다. “SH.”


“존은 너만큼 관찰력이 좋지 않잖냐. MH.”


“그래, 하지만 충분히 눈썰미가 있지. SH.”


“그럼 네 눈썰미로 그가 널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기까지 얼마나 걸렸니? MH.”


“그냥 말해. 셔츠가 마음에 든다고 네 감상을 들려줘. MH.”


“굳이 내키지 않다면야 다른 말로 바꿔서 해도 좋아. MH.”


계속 마이크로프트와 언쟁을 벌이느니 그냥 이미 알고 있던 걸 존에게 말해주는 게 낫겠다 싶다. “존?”


존은 어쩐지 조심스레 올려다본다. 이래봤자 아무 소용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입고 있는 그 셔츠 잘 어울려서.”


존의 얼굴이 희미하게 달아오른다. “고마워.” 마이크로프트에게 져줄 생각은 없었건만, 실로 존은 놀란 듯한 반응이다. 어쨌든 셜록은 형에게 굽히지 않았고, 존은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 지도 모르고 있던 것 같다.






다음번엔 마이크로프트나 존이 시키지도 않았는데 셜록은 우유와 빵을 사 왔다. 그런 자신이 자랑스러워지려는 찰나, 언제 그랬는지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해놓은 걸 발견했다. 결국 두 사람으로부터 우유를 사라는 문자가 와 있었으니 심부름을 한 꼴이겠다. 거기다 존이 저지방 우유를 더 선호한다는 것도 깜빡 했다.






그 후로 한동안 마이크로프트의 문자가 뜸해졌다. 이상해서 신경이 쓰일 즈음, 생각해 보니 존이 며칠 전의 의회 선거 결과가 확실치 않다느니 하는 얘기를 했던 것이 떠올랐다. 마이크로프트가 정부 사람 치고 꽤나 한가한 일을 하긴 하지만 이런 과도기적 시기일수록 바삐 움직이며 중재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었다.


“개표가 끝난 모양이야.” 쇼핑에서 돌아온 존이 그렇게 말했다. 존의 손에 들려 있는 건 우유다. 그러니까, 셜록이 잘보이려고 해봤던 바로 그 분야였다.


“무슨 개표?”


“우리한테 다시 정부가 생겼다는 얘기야.”


“그렇군.”


“넌 여전히 현재 수상이 누군지조차 아예 관심이 없는 거지?”


“그다지.”


존이 고개를 절래절래 내저었고, 그 때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네가 계속 쳐다보고 있다는 걸 알게 해. MH.”


셜록은 휴대폰을 도로 주머니에 넣어버렸다가, 잠시 후 다시 꺼내 답장을 적었다. “지금껏 내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보통 그런 짓을 하면 좀 소름끼치고 이상하게 비춰진다고. SH.”


“네가 조금 이상하게 구는 게 이유가 됐다면 존은 진작에 떠나고도 남았을 거다. MH.”


셜록은 최선을 다해 마이크로프트를 무시하기로 했다. 단, 얼마 후 존이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를 (적어도 1편이라도) 같이 보자고 조를 때까진 그랬다. 지루하기 짝이 없어서, 차라리 존의 표정을 보고 있는 게 훨씬 나을 것 같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존은 줄곧 곁눈질을 했고, 셜록도 덩달아 바싹 긴장했지만 시선을 돌리지 않게 자신을 붙들었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미소를 지었더니 곧 무조건반응처럼 익숙해져가는 참이었다.


“너 되게 신경쓰여.” 결국엔 존이 털어놓았다. 셜록이 알지도 못하는 등장인물들 따위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고 존만 본 탓이었다.


“나도 그렇다고는 못 하겠는걸, 넌 아예 내 주의를 온통 가져가고 있거든.” 셜록이 대꾸했다.


존이 눈만 끔벅거리는 동안, 방 안에서 울리고 있는 휴대폰을 확인하러 얼른 자리를 떴다. 하필이면 이런 때 문자가 도착한 게 마이크로프트의 감시망 덕분인지 아니면 그냥 자신의 행동이 그렇게 뻔하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문자를 확인해 봐야 했다. 왜냐하면 이 다음엔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겠으니까.


“문자면 중요한 내용일 리 없다며.”


“넌 모를 거야.” 그렇게 답한 셜록은 문득, 마이크로프트가 방금 보낸 문자로 무얼 시켰을지 정확히 깨달았다.


존이 앉아 있는 곳까지 가는 여정이 놀랍도록 어색했던 반면, 존에게 입을 맞추는 건 놀라울 정도로 쉬웠다. 그 다음엔 존의 무릎 위로 올라앉아 소파로 두 사람의 무게를 싣는 거면 되는 거였고, 그래서 존의 신음을 집어삼키는 감각에만 온통 집중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마이크로프트가 날 소름돋게 만드는 데 성공한 것 같아.” 욕실에서 돌아온 존이 말했다. 셜록은 아침에 양치질하기 전까지 해보고 싶은 여러 가지 흥미로운 활동을 구상해뒀지만, 존이 만만치 않게 고집이 셌더랬다.


“소름돋는 사람 맞아. 그런 일에 재능이 탁월하거든.”


“문자로 우리더러 보호를 위해 감시 체계 안에 들어오는 게 좋을 거라고 그러더라구.”


어색하게 기침을 하는 셜록이다.


“그리고 당장 보호가 필요하지 않대도, 이건 알아두라고 하던데. 네가 날 위해 하는 일이 꽤나 많을 거고, 너라면 기꺼이, 어, 음.”


“음?”


“내 요청이라면 뭐든 기꺼이 들어줄 거라고.”


할 말을 잃은 셜록은 한동안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래, 소름돋네.”


존의 목소리는 가벼웠지만, 그래도 셜록은 약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셜록?”


“하지만 형이 맞는 말을 하긴 하지.”







역자의 말


마형님의 사랑의 징검다리, 즉 존왓슨 제수씨(존서방)만들기 (....) 프로젝트는 이렇게 주도면밀하다. 셜록을 건드려서 결국엔 스스로 잘보이려고 노력하게 만드는 걸 보고, 확실히 형제는 형제구나 싶어진다. 형제니까 잘 알고, 형제니까 걱정해 주고. 이제 드라마에서도 마이크로프트가 존더러 셜록을 잘 봐달라고 말하기만 하면 완성인데. 내 꿈이 너무 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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