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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rlock_단편

[SH/JW] 베이커 가의 은밀한 사생활 │ Through the Thin Door

topsecretum 기밀선녀 2013.07.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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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 Through Thin Doors
  • 저자 : DreamTailor
  • 줄거리 : 베이커 가 221B에 들른 레스트레이드가 얇은 문 너머로 이상한 소리를 엿듣게 됩니다.
  • 비고 : 기밀선녀번역한 습작입니다. 창작물의 권리는 저자에게 있으므로 본문의 펌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베이커 가의 은밀한 사생활 │ Through the Thin Door





레스트레이드는 내내 옆에서 픽픽 새어나오는 콧방귀 소리를 들으며 베이커 가로 향하는 중이다. 도노반 경사가 눈을 굴리면서 못마땅함을 그대로 표출하는 걸, 내키지 않아도 인식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그는 사이렌을 달지 않은 개인 경찰차를 베이커 가의 플랫 앞에 주차하고 안전벨트를 푼 후, 도노반을 쳐다봤다. 그녀는 팔짱을 딱 끼고 앉아서 새까맣게 흐려진 런던의 밤거리만 바라본 채다. 레스트레이드는 지친 손을 들어 얼굴을 문질렀다. 이렇게 비협조적인 게 당연하지만서도.


“이봐, 자네가 나만큼이나 내키지 않는 거 잘 아는데…


이해가 안 돼서 그래요. 끊고 들어오는 말에 악의가 가득 차 있다. “우리가 왜 무슨 일 있을 때마다 그 변종한테 달려가야 되냐구요. 야드 사람들 이미지가 죄다 버려지잖아요.


나도 알아, 하지만 이 사건을 할 수 있는 한 빨리 해결봐야 되지 않겠어. 레스트레이드는 한숨을 쉬었다. 실로 그들은 수사의 돌파점을 찾지 못 하고 쩔쩔매는 중이다. 근 3주간 레스트레이드의 팀원들은 핏자국과 컴퍼스 그리고 소금통 사이의 연결점을 찾아내려고 첼시의 뒷골목을 헤집고 돌아다녔더랬다. 셜록한테라도 가지 않았다간 우린 모두 망하는 거겠지 싶은 씁슬한 생각이 든다.


레스트레이드는 차문을 열고 물었다. 같이 갈 건가? 대답은 이미 알지만.


됐어요.


괜한 감정소모 하지 말자고, 그렇게 마음을 다잡은 그는 부쩍 다가온 추위에 코트를 단단히 여미며 221B로 어슬렁어슬렁 걸어갔다. 까만 문을 밀고 현관으로 들어서니 훅 끼쳐오는 따스한 공기가 그를 맞이한다. 존 그 친구, 이번 달에 난방비 꽤나 나오겠는걸, 그런 생각에 입가에 슬몃 웃음이 떠오른다. 얇은 벽 너머로 허드슨 부인이 틀어놓은 텔레비전 소리가 조용히 들려왔고, 레스트레이드는 괜히 부인을 방해하지 않기로 하며 날렵하게 낡은 계단을 올랐다.


그리고 플랫 문에 다다라 노크를 하려고 손을 번쩍 들었는데, 순간 무언가가 그 움직임을 붙들었다. 문 너머에서 셜록의 낮은 음성이 조용히 흘러나온다. 생각해보니 이상하다, 대부분의 기억 속에서 셜록은 1층 현관에서도 들릴 만큼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레스트레이드는 자신도 모르게 홀린 듯이, 주먹쥐었던 손을 펼쳐 문에 올려놓고 도장된 나무 위로 얼굴을 바짝 댄 채 귀를 기울였다.


아…아! 셔―셜록! 아프잖아! 이건 분명 존의 목소린데.


조금만 참아봐. 금방 기분 좋아질 거야. 울림 강한 셜록의 목소리에 나무 문이 부르르 떨리는 것 같았다.


스프링이 삐걱 하는 소리가 났다. 뭐지?


윽! 잠깐! 더 아프잖아! 세게 하지 마.


음, 노력은 하고 있지만…


잠깐, 잠깐, 조금만 틀어봐…으으, 길게 늘어지는 존의 신음이 들렸다. 거기! 바로 거기야…


점점 눈썹이 치켜올라가다가, 이번엔 입이 벌어졌다. 레스트레이드의 얼굴이 슬슬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맙소사, 존. 너 정말 뻑뻑하다. 셜록의 목소리에 맞춰 스프링이 다시 삐걱인다.


음, 고맙다곤 해줄게. 별로 도움은 안 되지만.


셜록이 코웃음을 쳤고 존이 도로 신음을 내뱉었다.


너 엄청 시끄러워.


으음, 꽤 됐거든…넌 대체 어디서 이런 걸 배웠어?


이탈리아인 동료한테서.


마지막 말은 정말이지 무시하고 싶었다.


레스트레이드는 얼이 빠져서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셜록과 존이 정말 가까운 사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뭐…남들이 다들 의심해 볼 법 하듯, 베이커 가의 문 안에서는 우정 이상의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금 문 너머로 엿들은 상황에 레스트레이드는 대단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그의 깊은 내면 안에는 순수한 구석이 남아 있었던 듯 싶다. 뭐, 그것도 과거형이지만.


돌연 어깨를 잡는 손길이 느껴졌고, 레스트레이드는 놀라서 헉 소리가 터져나올 뻔한 위기를 겨우 입을 막아 눌렀다. 휘둥그레진 눈으로 돌아다보니 도노반이 뒤에 서 있다. 뭔가 말하려고 입을 벌리는 샐리에게 조용히 하라고 쉿 경고했다.


왜이렇게 오래 걸려요?


아, 아하아아.” 이번에는 숨찬 신음성이 아예 노골적으로 밖에까지 울리는 통에, 놀란 도노반의 눈이 퍼득 문을 향했다.


정말이지, 나한테 왜 이런 걸 강요하는지 모르겠군. 나보다 네가 더 잘 할 수 있으면서. 넌 의사니까 네 군인 동료들과 연습을 많이 해봤을거 아냐. 어딜 자극해야 최상의 효과가 나오는 지도 알 테고.


“알았어, 알았어. 다음 번엔 내가 ‘최상의 효과’를 선보여 주지. 끙 앓는 소리가 어딘가에 묻힌 듯 먹먹하게 들렸다.


도노반이 이쪽을 보며 입모양으로 설마.’하고 묻더니, 돌연 눈을 번쩍이며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레스트레이드는 늘 스스로를 셜록과 존의 친구라고 여기고 있었으므로, 그들의 위엄을 지켜줄 의리가 있겠다 싶다. 그래서 얼른 도노반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았는데,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얄궂게도 눈 깜빡하는 사이 미끄러진 휴대폰이 쿵 하고 커다란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지는 거다.


잠깐, 셜록, 무슨 소리 나지 않았어?


레스트레이드와 도노반은 섬뜩해져선, 서로를 쳐다본 채 입을 합 다물었다.


무슨 소리?


아까 우득 하는 소리.


우득?


이런 젠장, 셜록, 내 허리에서 그랬나봐. 너 임마, 부러뜨리기만 하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둘에게서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레스트레이드는 당장 베이커 가에서 나가자며 문을 가리켰다.


어머나, 어서 와요! 조용히 빠져나갈 확률은 분명 있었다. 음식이 담긴 사각 쟁반을 든 채 층계참을 가로막고 서서 쾌활하게 인사를 건네는 허드슨 부인과 조우하기 전까지는. 레스트레이드는 물 밖으로 나온 생선마냥 입을 떡 벌리고 헐떡였다. 주전자 올려놓느라 들어오는 소리 못 들었나 보네.


뒤에서 달칵 문고리 열리는 소리와 함께 홱 열리더니, 파란색 실크 가운을 입은 셜록이 문가에 떡하니 나타났다.


경위님! 안 그래도 오늘 저녁 중으로 오실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어―어떻게…


언제는 안 그랬습니까. 이번엔 그 소금통 사건 때문이겠죠. 트라팔가 광장의 샌드위치 가게에서 일하던 서빙 알바생을 찾아 봐요. 찾아서 전 여자친구와 여자친구의 잭 러셀 테리어에 대해 물어보고 자세한 정보를 얻으면 그 때 다시 오십시오.


아. 음그―그래야겠군.


차 한 잔 내올까요? 아무것도 모르는 허드슨 부인은 상냥하기만 하다.


도노반이 물러났다. 아뇨, 사건 때문에 정말로 돌아가 봐야 해요. 그 알바생, 가게 문 닫기 전에 만나야죠. 그리곤 홱 돌아 얼른 층계참을 내려가 밖으로 나갔다.


나중에 보자고. 레스트레이드는 인사를 하고 부리나케 샐리의 뒤를 따라 도망쳤다.


문가의 소파에서, 존이 엎드려 누운 채 등허리를 문지르고 있었다. 누구 왔어?


레스트레이드.


뭐하러? 간결한 대답에 존이 하품을 쩍 했다.


평소와 같은 이유.


얘, 허리는 괜찮니? 너희들 오늘 가구 옮겨주느라 정말 고생했어, 미안해서 먹을 걸 좀 내왔단다.


좋아졌어요, 놀랍게도. 존은 비꼬듯 플랫메이트를 흘겨보았다. 허리를 바친 보람이 있었네요, 셜록이 놀면서 기다리다 다시 맞춰줬으니.


오, 나도 그 기분 알지. 난 엉덩이가 말썽이잖니. 허드슨 부인이 윙크를 날렸고, 존은 부인의 말에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베이커 가에서 레스트레이드의 차가 황급히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 뒤꽁무니를 바라보는 셜록의 입가에, 슬그머니 미소가 떠올랐다는 건 비밀.







역자의 말


오후에 시간이 조금 남아서 간단하게 번역해본 픽.

아우! 음흉한 셜록같으니:)

베이커 가의 사생활(?)에 깜놀!라 도망치는 레스트레이드는 자주 나오는 소재이지만, 볼 때마다 재밌다. 아저씨를 놀려먹는 재미가 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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