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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rlock_장편/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남자

[SH/JW]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남자 (The Man No One Liked) 12

topsecretum 기밀선녀 2013.05.12 19:00





12 : 더 나아가서 │ More Questions Without Answers





목요일이 되어 캐롤라인이 또다른 바구니와 함께 깨끗한 셔츠와 자잘한 물품들을 가지고 셜록에게 왔다. 매일 들린다면 의심만 샀을 것이다.


그녀는 월요일에 그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교도관을 쉬이 물렸다. 복도 가까이가 텅 비게 되자 그녀가 속삭였다. “냅킨이 있어요. 바구니 밑바닥에.”


셜록은 파라핀지로 포장된 샌드위치를 옆으로 옮겼다. 그 ‘냅킨’이란 존에게서 온 편지였다.



친애하는 캐롤라인 양에게,


사라진 편지들이 각자 주인에게 반송된 듯 합니다. 아마도 우리의 친구가 이유와 방법을 알아낼 수 있을 겁니다. 친절하신 제인 라킨 씨와 만나 아주 고무적인 대화를 나눴습니다. 문제의 그 신사에게 친구가 있었는지 가늠해보고 있습니다. 친한 친구인지, 이해관계인지.

지역 자선단체에서 도움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머지않아 그곳에 올 겁니다.

나아가서 다알링 부인과 대화를 나누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인이 특히 그 분을 많이 언급하더군요. 자문에 응해줄 당신의 어떤 조언이라도 더없이 기쁘게 환영하겠습니다.

그리고 런던에서 곧 다시 뵙길 고대합니다. 우리의 친구에게도 역시 곧 보길 바란다고 전해주십시오.


당신의 진실한 벗,

존 왓슨



셜록은 모두 읽고 나서 그것을 다시 바구니에 넣고는, 무릎 위의 샌드위치는 잊은 채 생각에 잠겼다.


“무슨 의미라고 생각해요?” 캐롤라인이 물었다.


“‘편지가 반송되었다’,”


“협박받던 사람이 보낸 것 같진 않네요.” 캐롤라인이 자신의 생각을 짚었다.


“맞아요, 아닙니다. 공갈을 당하던 자라면 아마 그 편지를 모두 가져가서 자신의 것과 함께 파기했을 겁니다. 왜 굳이 편지를 돌려보내는 수고를 들였을까요?”


“착한 사마리안?”


“착한 사마리안 역할을 위해 앤더슨을 죽였다?”


캐롤라인도 인상을 쓰며 반론에 동의했다.


“만약에,” 셜록은 일련의 생각을 정리해내기 위해 말로써 내뱉어보았다. “개입된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면?”


“살인자와 그 공범? 왓슨 박사님의 의미가 그렇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아닙니다. 앤더슨이 피협박자에게 살해당했기보다는 그와 공갈에 가담했던 사람 쪽에 더 혐의가 유력하리라는 뜻일 겁니다. 제가 알 수 없는 건 살인범과 편지를 반송한 자가 완전히 별개의 인물이냐는 거예요. 몇 가지 미심쩍은 사항들이 있었어요. 살인범은 냉철하고 공격적이었는데, 그럼에도 시신을 침대에 눕혀 존중의 의미로 얼굴을 덮었죠.”


“하지만 그러면 앤더슨의 죽음을 안 제 3자 있어서, 살인에는 손 놓고 방관했다가 편지만 챙겼다는 의미가 될 수 있겠네요.”


“맞습니다. 그 두 사람이 동료 사이는 아니더라도 앤더슨을 처리하길 원하는 공동의 목표가 있었고, 첫 번째 살인범은 편지의 존재를 모르거나 그 중 자신의 것이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두 번째 사람이 들어와서, 앤더슨이 숨을 거둔 걸 보고…”


“앤더슨의 얼굴을 덮어주고, 방을 뒤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후, 처음에 계획된 것이든 아니든 다른 편지들까지 찾아 나머지 피해자들에게도 안도할 수 있도록 돌려주기로 결정한 거지요! 점점 흥미진진한 퍼즐이 되어가는군요.” 셜록이 외쳤다. “소 뒷걸음질 친 격으로 어쩌다 형사 자리에 앉게 된 그런 인간이 아니라 진짜 제대로 된 경찰이 이 사건을 맡았다면, 확실히 두고두고 풀어볼 만한 가치가 있었을 겁니다.”


캐롤라인은 반짝이는 셜록의 얼굴을 인상깊게 바라보았다. 목숨이 사활에 걸린 문제임에도 그 순간만큼은 다른 건 잊어버린 채, 얽히고설킨 도전적인 수수께끼에 즐거움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제인이 다알링 부인을 유도해낸 이유가 뭘까요?” 그녀가 물었다.


셜록이 올려다보았다. “모르겠어요. 아가씨 생각은?”


“편지에 그렇게 조심해서 말을 꼬아서 써야 하는 상황만 아니라면 좋을 텐데 말이에요. 혹 왓슨 박사님 뜻은 다알링 부인이 피협박자 중 하나라는 그런―”


“또는 다알링 본인일 수도 있고 말이죠? 아가씨도 아시겠지만… 하녀 중 하나가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다알링 부부가…둘 사이에 결함이…” 그는 직설적인 표현이 캐롤라인에게 무례가 되진 않을까 싶어 말끝을 흐렸다.


그녀가 올려다보았다. “괜찮으니까 말 해도 돼요. 부부에게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는 거 말이죠. 몇 번 임신이 된 적은 있었대요.”


“그래요? 그런데도 한 명도 낳지는 못했다, 라.” 둘은 잠시 침묵 속에 생각에 잠겼고, 마침내 셜록이 샌드위치를 꺼내들며 덧붙였다. “그럼, 이제 왓슨 박사님이 그 부분의 미스터리를 풀어내시길 기원하는 수밖에 없겠군요.”






“말로우라고 합니다. 귀하의 변호사로 왔습니다. 법정 변호인으로는 도날드슨 씨가 서게 될 겁니다.”


셜록이 끄덕였다. “이런 질문 드려서 죄송합니다만, 어떻게 급료를 받으실 겁니까? 저는 돈이 없습니다.”


“협회에서 지불할 겁니다.” 그렇게 대답한 말로우는 셜록의 질문에 도리어 놀란 것 같았다. 그는 검은 피부의 사내로, 중키정도 되었으나 비쩍 말라 호리호리해서 원래보다 훨씬 키가 커 보였다. 그는 무언가 훼손할 것을 염려하는 듯한 천천하고도 신중한 움직임과는 다르게 말을 굉장히 빨리 했고, 마치 총알이 나가듯 음절을 줄줄 읊었다. 반달 모양의 작은 안경이 긴 얼굴에 날카로운 선을 긋는 인상을 주었다.


“아. 음… 어떤 단체입니까?”


말로우가 서류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넘겨주었다.


“가사노동자 법률 보호 협회입니다. 직접 협회에 호소하신 게 아닌가보군요.”


“아니요, 제가 아니라 분명 제…친구, 친구나 가족일 겁니다. 아마 어머니께서.” 존의 편지에서 언급되었던 말이 바로 이것이었다. 영리한 존이 자신의 이름을 개입시키지 않고도 변호사를 달아줄 방법을 알아낸 것이다.


안경 너머로 빤히 시선이 느껴졌지만 말로우는 곧 말을 이었다. “자 그럼, 우리가 홈즈 씨를 무죄로 여기는 걸로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예.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말로우의 혀 끝이 검은 색으로 물이 든 게 보였다.


“물론, 물론이죠. 그저 질문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만년필을 몇 차례 흔들더니 말로우가 서류에 무언가를 써내려간다. 셜록은 그가 무슨 내용을 쓰는지 보려고 흘긋거렸다.


“제 입장에 대해 생각하고 계시는 거라도 있으신지요?”


말로우는 시선을 멀리 던진 채 무심코 펜 심을 혀 끝에 축였다. “음, 기껏해야 정황상의 증거가 전부더군요. 홈즈 씨에게 동기가 있다고 여기니.” 그가 갑자기 펜으로 셜록을 가리켰다. “동기가 있으십니까?”


“그를 싫어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혐의가 확증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자주 말다툼을 했지만, 그뿐입니다.”


“좋아요, 뭐, 진짜 좋은 건 아니지만 일단 알아두니 좋다는 말입니다. 이른바 유비무환이라고 하나요.”


“그의 죽음으로 제가 얻는 이득은 단 한 가지도 없습니다. 더욱이 이런 의문의 죽음은 고사하고서라도 말입니다. 그가 일자리에서 잘리건 남건, 전 승진했을 거고 또는 다른 사람이 추가로 고용될 가능성도 있었겠죠. 혹 누군가에게 들으셨을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경솔한 일을 하기엔 저는 상당히 분별력 있는 사람입니다. 혐의가 씌워진 건 우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음―흠,” 말로우가 끄덕이며 계속 써내려갔다. “하지만 홈즈 씨에게 가장 강한 동기가 있었던 게 사실이지요. 이 딤목이란 사람은 어때요? 앤더슨 씨가 죽길 바랐을까요?”


“저와 엇비슷할 겁니다.”


“그렇다면 그쪽 숙소에서 수습 사환 아이들을 제하면 동기를 가진 사람이 홈즈 씨 혹은 딤목만 남는군요, 맞습니까?” 필기를 멈추고 말로우는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셜록을 날카롭게 바라보았다.


“그렇습니다.” 셜록이 대답했다. 손으로 머리를 헝클어뜨린다. 감옥에서 나흘을 지내고 나니, 헝클어진 머리 따위는 걱정이나 문젯거리도 되지 않았다. 걱정할 문제는 따로 있다. 셜록의 혐의를 일축하고 다른 사람의 동기를 탐색한다 하더라도, 결국 그와 딤목밖에는 남지 않는다. 그렉슨 씨의 방은 아래층에 있다. 노리스 부인과 터너 부인이라면 병이 난 하인이 있을 때 남자 숙소로 올라오겠지만 나머지 하녀들은 절대 꿈도 꾸지 않는다. 자신과 딤목, 나아가 집사 그렉슨 씨까지 여성들이 머무는 숙소에 절대 출입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 누가 더 있단 말인가?


주인가족, 아니면 손님들 중 누군가다. 계속 돌고 돌아 이 선지로 돌아오지 않던가? 하인 숙소에 발을 들이는 데 거리낌이 없는 누군가.


셜록은 사라진 편지에 대한 자신의 가설을 설명해 주었다. 말로우는 주의깊게 새겨들으며 종이에 간간히 메모를 남겼다. “협박편지라면 앤더슨을 만나기 위해 하인들의 숙소로 오는 위험을 무릅쓰는 건 물론이고 분명 살인에 강력한 동기가 될 겁니다. 그렇다면 홈즈 씨께서는 그날 듣거나 본 것이 전혀 없다고 확신하시는 것이지요?”


“예. 저도 그랬으면 좋았을 겁니다.” 셜록이 작게 키득였고, 말로우는 아무 대답 않고 다음 말을 기다렸다. “제가 무언가 들었다면, 앤더슨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기소될 바에 그 목숨을 직접 살렸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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