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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JW]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남자 (The Man No One Liked) 9 본문

Sherlock_장편/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남자

[SH/JW]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남자 (The Man No One Liked) 9

topsecretum 기밀선녀 2013.04.14 19:00





9 : 해결책을 찾아서│ Looking for Solutions





“이봐, 존. 자네 변호사로서 충고하건데 손 떼. 개입하지 마.”


“그럼 무고한 남자를 감옥에 앉혀놓고, 재판을 하게 하고, 그보다…그보다 더 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그냥 두라고? 내가 그럴 수 없다는 거 알잖아!”


“그렇다면 정말로 그 남자 소행이 아니라는 걸 온전히 확신하나?”


존은 한숨을 쉬며 두 손 위로 얼굴을 떨구었다.


“콜린… 얘기 했잖아. 이른 아침까지 나랑 밤새 같이 있었다고. 우리…우린 한참 바빴어.”


존의 변호사이자 오랜 친구가 끄덕이곤 의자에 깊숙이 몸을 기댔다. 보통 같았으면 즐겁게 콜린과 회포를 풀었을 테지만, 셜록이 숨막히고 칙칙한 감방 안에서 불편하고 외롭게 앉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 어쩌면 겁을 먹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존.” 콜린이 낮은 목소리로 주저하듯 입을 연다. “정말 네가 그 사람한테… 나도 네가 이 남자에게… 감정이 있다 생각하는 건 알지만, 겨우 그 사람을 알기만 할 뿐이잖아. 자네에게 막 수입이 들어온 찰나고. 당연히 하인들 사이에 말이 돌았을 거야. 갈취를 하거나 부자 애인으로서 쉬운 표적으로 여겼을 수 있어.”


불안감에 벌떡 일어선 존이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방을 서성였다.


“아냐, 콜린! 넌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몰라. 우리가 서로 무슨 얘길 했는지!”


존은 다시 한숨을 내뱉고 자리로 와 앉았다.


“친구로서 무슨 뜻으로 한 말인지 잘 알아, 하지만… 나 그 사람 사랑해, 콜린. 절박하게, 너무나 깊이 사랑해. 모르겠어…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거 알아, 나 혼자 착각일수도 있지, 하지만 그 사람도 똑같이 느낄 거라 진심으로 믿어.”


콜린은 존의 말을 이해했다는 뜻으로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 양 손을 들어올렸다. “알았어, 존. 알았어. 그가 자네 인생의 사랑이고, 무고하다고. 하지만 자네가 나한테 뭘 어떻게 하길 바라는지 모르겠네. 나는 형법을 다루지 않아. 이 법률 사무소에는 그런 일을 할 만한 변호인이 없어. 그리고 있다 해도, 네가 그 사람의 변호사로 고용했다간 법에 위배된다고. 감옥에 가고 싶은 거야?”


“그렇게 된다면, 기꺼이. 그가 교수형에 처하느니 같이 감방에 몇 년 갇히는 게 낫지.”


존이 차갑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존…” 콜린은 충격을 가라앉히는 동시에, 불안하게 달래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니 그렇게 되지 않도록 방법을 찾아야 해. 자네라면 형법을 다루는 법조인들을 알 게 아닌가? 돈이 문제가 아냐!”


“물론, 하지만 다시 말하건대, 자네와 그 남자의 사이에 어느 접점이라도 의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걸 명심하게. 뭐하러 자네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남의 집 고용인의 안녕을 걱정하겠느냔 말인가?” 그는 잠시 머리를 굴렸다. “레스트레이드 경이 변호사에게 지불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


“모르겠어. 범인이 고용인 중에 있다면 그 입장이 꽤 곤란해지겠지. 어떤 자선 단체같은 거라도 있을까, 이 사건을 맡도록 어필할 만한?”


“몇 있지. 하지만 특히 이렇게 결론이 확실해 보이는 사건에 전적으로 의지할 만한 힘이 되어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 유감스럽게도 경의 이름이 내걸린 터라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 될 거야.”


몇 분간 존은, 말없이 주먹께를 잘근거리며 그 쪽에서 답이 나오기라도 할 듯이 구석만을 계속 쳐다보았다.


“만약,” 그가 입을 연다. “만약 내가 기부를 한다면? 당연히 내 이름이 아니라 익명의 기부로. 일을 파고들 사람이 있으면 분명 뭔가 알아낼 테지, 자네가 그걸 법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면 되는 거고.” 화제에 열을 올리며 말을 잇는 존이다. “이걸 널리 알리면서 여성 참정권 운동에 대해서도 몇 마디 집어넣으면, 해리엇을 통해 그쪽 친구들의 모금을 설득할 수 있을 거야. 게다가 덜 의심을 사겠지. 그렇게 해 줄 수 있겠나?”


두 손을 모아 턱 밑에 괸 콜린은 책상에 기대 고심했다. 그는 대답 대신에 일어나서 책장으로부터 책을 한 권 꺼내왔고, 그 동안 존은 말없이 인내심 있게 기다렸다.


“아마…” 콜린이 말꼬리를 늘였다. “자문을 구해볼 몇 인물들이 있어. 물론 우리의 문제와 같은 이유에서가 아니지만 ― 어쨌든 할 수 있을 거야, 자네의 입장도 충분히 가려질 거고.”


“고마워, 콜린, 그래주겠다니 정말로 너무나 고마워. 그리고 이해해줘서.”


존이 미소를 지었다. 이걸로 안전이 보장되는 게 아님을 알고, 여전히 셜록이 유치장에 있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셜록이 유력 용의자가 된 후로 처음 잡은 희망의 불씨였다.


콜린의 책상 위 황동시계에서 10시 정각을 알리는 벨이 울렸다. 어젯밤 런던으로 돌아오자마자 존은 전보를 보내 콜린더러 날 밝으면 만사 제쳐두고 만나달라 부탁했고, 이 변호사는 겨우 시간을 짜낼 수 있었다.


다음 고객을 만나기 위해 콜린이 책상 위 서류를 집어들었고, 존은 가려고 일어섰다. “존.” 콜린은 파일을 집어든 손을 그대로 멈춘 채 말을 걸었다. “우리 둘이 어떤 식으로든 잘 해볼 수도 있었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


존은 웃으며 겉옷을 걸쳤다. “내 생각엔 우리 둘 다 사랑과 섹스를 외따로 여기지 않는 사람들인 것 같은데. 게다가 자넨 혼인했잖아.”


콜린은 고개를 주억였다. 좀, 많이 체념한 듯 보였으나 존은 알아채지 못했다. “뭐, 자네는 입대해서 외국으로 갔으니. 변호사는 체면상 배우자가 필요하거든.”


“물론, 콜린. 그리고 가능하긴 했겠나? 의사와 변호사는 한 지붕 아래 살 수 없어. 내가 죽으면 자네가 작성한 유언을 자네가 읽는 식일 테지. 아니, 어렸을 때의 우리는 즐거웠지만, 그 뿐이야. 그건 그렇고 나딘은 어떻게 지내?”


“아, 좋아. 좋아. 해리엇과 자네 어머니께 안부 전해 드려.”


“물론. 콜린…” 존은 문을 열기 전에 다시 망설였다. “혹 일이 아주 안 좋게 된다면… 자네가 어머니와 해리엇을 돌봐주겠다고 약속할 수 있지? 서류가 필요하면 그렇게 할게. 필요 없어지게 되면, 모든 일이 안전하게 돌아온 후 완전히 폐기하면 되니까. 알았지?”


콜린은 미소를 지었다. “내가 기꺼이 그러리란 걸 알지 않나, 존. 내 나름대로 준비를 해 볼 계획이야, 수요일에 조치를 취할 테니 금요일 전에 자네 친구에게 변호사가 가길 기대하자고. 마음 편히 먹어, 존. 그리고 바보같은 짓 하지 말고.”


존은 감사가 잘 전해지도록 목례하고 미소지은 후, 문을 열고 떠났다.






셜록은 밤새 잠들지 않고 서성이며, 어떻게 하면 존에게 불명예를 안기지 않고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을지 생각해내려 애썼다. 8시 반에 그는 진술을 위해 심문실로 거칠게 끌려갔다가 다시 감방에 돌아왔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옷을 반듯하게 차려입고 있을 이유가 더 이상 없는 듯 하여, 제복 재킷과 조끼를 벗고 타이와 깃까지 풀어 간이침대 끝에 고이 접어 올려놓았다. 그리곤 소매를 걷어붙인 채, 무릎을 당겨 담요 위로 웅크리고 앉아 그 날 간략히 조사했던 방의 모습과 앤더슨과의 접점이 하나라도 있을 만한 손님, 그리고 그들의 하인들을 아는 대로 떠올렸다.


집에서 갈아입을 옷이 보내질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는 만약 온다면 애들 중 하나가 찾아올 거라고 예상했다. 대신에 낮 즈음 친근하지만 놀라운 목소리가 바깥에서 들려왔다.


“당연히 만나게 해주겠죠!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요? 그 남자는 아직, 바로 내 이모님과 이모부이신 레스트레이드 경과 귀부인의 가솔이라구요. 우리는 당신들 휘하에 있을 그의 처우를 매우 염려해서 그가 잘 있는지 내가 몸소 보러 와야 했어요.”


3분 가량 후 캐롤라인이, 뒤에 바구니와 함께 갈색 종이와 끈으로 싸인 짐을 들고 아주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따라오는 경관을 단 채 나타났다.


궁정에서 입을 법한 화려한 예복을 갖춰입고 등장한 캐롤라인은, 가냘픈 몸집에 반대되게 경관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경관이 바구니를 내려놓고 감방의 문을 열자, 캐롤라인은 코를 높이 치켜들고 감방의 상태를 평가하듯, 고고하게 주변을 둘러보며 뭔가 필요한 게 있는지 찾았다. 그 와중에 불가항력으로 바구니를 들고 안으로 옮겨주는 경관이다.


“의자를 가져다주지 않을 건가요?” 그녀가 성마르게 물었다.


“그건…그게 저… 원래는 여기 모시는 것도 위험합니다만, 저자와 함께 가둬놓고 갈 순 없습니다.”


“흥, 이 남자는 날 어린애였을 적부터 돌봐준 사람이라고요. 가서 의자 가져와요.”


셜록은 캐롤라인 양이 복도로 내려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미소가 보이지 않게 발끝을 내려다보았다. 존이라면 상류층에게 주어지는 존대를 경멸했겠지, 하지만 이 경우엔 확실히 유용하기 그지없었다.


남자가 적절한 의자를 찾으러 떠나자 셜록이 캐롤라인에게 다가섰다. “여기 계시면 안 됩니다. 상상도 못하게 반갑긴 하지만 저 때문에 곤란해지시는 건 원치 않아요.”


“알잖아요, 내가 골칫덩이가 아니었던 적 있나요.”


그녀가 씨익 그를 올려다보았다.


“게다가 이건 모험인데, 참새가 어떻게 방앗간을 그냥 지나겠어요? 우리의 친구가 당신을 매우 걱정하고 있어요.”


셜록은 눈을 감고 동요하는 입술을 깨물었다.


“부디 내버려 두시고 당신에게 이런 위험한 임무를 내리지 말라고 그분에게 전해주세요. 두 분이 하실 수 있는 일은 없어요. 제가 경찰을 설득해서―”


순경의 발소리가 복도에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등받이가 높은 나무 의자를 가지고 다시 나타났다. 다른 손에는 붉은 바탕에 조그만 사자와 유니콘 자수가 그려진 작은 쿠션도 들고 있었는데, 오래 앉아 근무하는 남편을 위해 아내가 만들어준 것일 테다. 물론 상류층 아가씨의 편의를 고려할 요량은 전연 없었을 거고. 그는 안으로 들어와 중앙에 의자를 놓은 후, 문 쪽으로 무르면서 간이침대 쪽에서 거리를 벌렸다. 그리곤 쿠션을 얹었다가, 다시 들길 반복하며 몸부림을 치며 어떻게 잘 장식할지 애를 썼다. 캐롤라인이 딱딱 발을 구르기까지 하며 짜증 가득한 한숨을 내쉬는데도 말이다.


“고마워요. 이제 자리 비켜주세요.”


“제가 말씀 드렸다시피, 부인, 아가씨, 아니 제 말은, 마님, 죄수와 남겨두고 떠날 순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그래도 된다고 말했죠. 가 보세요.” 그녀가 순경에게 손을 내저었다. “훠이! 필요해지면 부르겠어요.”


셜록은 꾸러미를 집어올렸다. 예상했듯이 새 셔츠와 깃, 속옷들, 양말과 세면도구가 있었으나 면도칼은 없었다.


“터너 부인이 보냈어요. 노리스 부인이 바구니를 꾸렸구요.”


“그분들 제가 유죄라고 생각하십니까?”


캐롤라인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 사람들, 당연히 믿고 싶지 않겠죠.”


셜록은 고개를 기울이고 그녀를 살펴보았다. “아가씨는요?”


그녀는 답하기 전에 잠시 손톱을 내려다보다가, “아뇨.” 마침내 단언했다. “왓슨 박사님이 당신이 그럴 수 없었다고 말씀하셨어요. 나도 당신이 그랬을 거라 믿지 않아요.” 의자에 앉으면서 그녀는 필요 없는 쿠션을 아무렇게나 바닥에 밀어두었다. “앉아 봐요. 당신이 지금 보통…보통과 같지는 않지만 이 상황도 보통인 것이 아니잖아요, 그렇죠?”


자신의 흐트러진 차림새가 새삼 떠올라 불편한 마음으로 셜록은 어색하게 침상 끝에 자리를 잡았다.


“어서 먹어요.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있으니 내가 다시 바구니를 가져갈 수 있게.”


바구니에 음식이 너무 많이 담겨 있었다. 노리스 부인이, 아마 터너 부인도 옆에서 거들었겠지, 그에게 넘칠 정도로 음식을 듬뿍 전해줌으로서 그네들의 불신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보고자 했을 것이다. 그는 캐롤라인이 말을 잇는 동안 샌드위치 몇 개를 꺼내 먹기 시작했다.


“자, 그럼,” 그녀가 은밀하게 앞으로 몸을 숙였다. “내가 말했듯이, 우리의 친구가 아주 염려하고 있고 당신의 결백을 증명해서 석방할 수 있다면 기꺼이 무엇이든 하실 준비가 되어 있어요.”


셜록은 조금 베어물었던 빵을 삼켰다. “제가 우려했던 바인데. 제발, 제발 그 분께 당신 자신이나, 아가씨를 위험에 몰고 가지 말라고 전해 주십시오. 무슨―무슨 일이라도 벌어지면 전 견딜 수가 없어요.”


수긍하듯 캐롤라인의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생각에 잠긴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무죄를 설득할 수 있다 생각해요? 당신이 알리바이가 있다는 걸 말하지 않는, 음, 말하지 못하는데 저들이 믿어줄까요?”


셜록은 느릿느릿 음식물을 씹었다. 그 자신도 확신할 수 없다. 지난 톰슨 경위와의 대면에서 성공의 실마리가 언뜻 비쳤지만, 그 말을 했다간 존과 캐롤라인을 무모하게 끌어들이는 꼴이 될 테였다. 그렇지 않고 결백을 증명할 수 없다면, 교수형에 처해질 것이다. 그건 분명하다. 자비는 없을 것이다. 정말로 그를 구해줄 수 있는 방법이란 가해자를 폭로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어떻게 감방 안에서 그럴 수 있을까?


답이 없자 캐롤라인이 말을 잇는다. “왓슨 박사님에게 당신이 무언가 알아낸 게 있다고 말씀드렸어요. 내가 어렸을 때, 당신이 날 찾아서 구해주던 때처럼 말이에요. 해결할 수 있겠어요? 우리가 도와주면? 당신 꼭 포의 뒤팽[각주:1]같을 거예요!”


구금된 후 처음으로 셜록이 웃었다. “제 능력에 대한 당신과 존, 왓슨 박사님의 신뢰에 감동받았습니다. 정말로요. 누구에게 앤더슨을 죽일 동기가 있을지 생각해보던 중이었는데―”


“그 못된 성격을 차치하고 말이죠? 어렸을 때 얼마나 우리를 괴롭혔다구요. 어른들 앞에서는 착한 척을 하면서, 보는 눈이 없어지면 우리 볼을 꼬집고 소리 지르면서 화풀이하곤 했어요.”


“네, 그 못된 성격을 차치하고서 말입니다. 물론 틀림없이 그런 인물이긴 했지만요.” 그가 키득였다. “아니, 뭔가 더 있어요. 거기 편지가 있었는데, 확실해요. 서랍에 리본으로 감싼 편지가 있었는데 누가 와서 가져갔어요. 그 편지를 가져간 사람을 알아내면, 범인을 찾는 데 한층 가까워질 겁니다.”


그는 잠시 눈을 감고 방의 모습을 떠올렸다. 밝은 파랑색 리본의 길이와, 매듭지어졌던 부분의 구김까지도 생생히 볼 수 있었다. “세 뭉치 정도 편지가 있었어요. 서신의 두께로 어림잡아 대략 일곱에서 열 통 가량일 겁니다. 아가씨와 존이 절 돕겠다고 그렇게 역설하시겠다면, 누가 그 편지를 필요로 했는지 알아내주세요― 조심하십시오, 아셨지요? 얼마나 머무실 겁니까?”


“주말에 시내로 나가볼까 해요.”


“하녀들과 다른 직원에게 정보를 떠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신중하게 하세요. 조사하다 의심을 사는 일은 전혀 반갑지 않으니까요. 시작하기에 몰리가 좋을 겁니다. 샐리…샐리와 앤더슨은 어떤 이해관계에 있었어요. 얼마나 사이가 깊은지는 잘 모릅니다. 샐리라면 가장 좋은 정보 공급원이겠지만, 쉽게 말하려 하지 않겠죠.”


캐롤라인이 열성적으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왓슨 박사님은요? 그 분도 뭔가 하고 싶으실 걸요.”


고민해 본다. 존의 위치는 조금 더 불안정하다. 캐롤라인은 호기심 많은 성격과 고용인들에 대한 관심으로 핑계를 댈 수 있으나, 존은 남의 과거를 조사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의 자기보호 본능에 믿음을 걸 수밖에 없다.


“그분 런던으로 돌아가셨지요?”


“그래요.”


“가능하다면 편지를 보내서 우리가 상의한 내용을 알려드리세요. 하지만 조심하셔야 합니다. 분실될 위험이 있으니까요.”


“오오오, 비밀 요원처럼 암호를 써야 하나요?”


그녀의 열의에 웃음지어야 할지, 천진함에 깜짝 놀라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생명이 위태로웠다. 이건 책에 나오는 모험이 아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요. 소설이 아니라 현실이니.”


눈에 띄게 발끈하는 캐롤라인이다. “나도 알아요.”


“물론 그렇겠지요, 캐롤라인 아가씨. 죄송합니다.” 그는 미소지었다. “고마워요. 아가씨가 최선을 다 해서 잘 해내리라는 걸 압니다. 존에게 손님들의 배후를 조사해 보라고 하세요. 그 편지에 대해 아는 게 있는지, 혹은 그걸 작성한 사람이 있는지, 최대한 은밀하게요. 제 생각엔 앤더슨이 누군가에게 협박 편지를 보내고 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증거물을 넘기지 않으니 살해한 거겠죠. 강조하건데 두 분 모두 조심하셔야 합니다.”


그는 냅킨으로 손을 닦아냈다.


“이 훌륭한 점심식사를 다 끝내지 못해 유감입니다. 부인에게 전해주세요. 이제 교도관을 부르시는 게 좋겠습니다.”


갑자기 그녀가 장갑 낀 조그만 손으로 셜록의 손을 꼭 잡고는 미소를 띄웠다. “정말로 무사할 거예요. 왓슨 박사님과 함께 아주 조심하고 또 노력해서 당신이 풀려날 수 있게 해줄게요.”


셜록은 망설이다, 손을 내어 캐롤라인의 손등을 토닥이고 미소로 답했다.











  1.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 오귀스트 뒤팽.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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