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lude

[Sherlock] 뜻밖의 선물 (The Unexpected Wings) 본문

Sherlock_중편/시리즈

[Sherlock] 뜻밖의 선물 (The Unexpected Wings)

topsecretum 기밀선녀 2012.07.21 09:00
#, , ,
    • 등급 : PG-13 (청소년)
    • 줄거리 : 공원에 봄이 찾아왔습니다. 집을 지을 시기입니다.
    • 비고 : 기밀선녀 저자의 허락을 맡아 번역한 작품입니다. 본문의 펌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리젠트 공원에 찾아온 - 뜻밖의 선물

The Unexpected Wings





 늦은 3월, 백조(시그누스 올로르, 6세, 완벽한 체중, 순백의 깃털, 흉터를 가리기 위해 목에 경찰의 별 마크가 박힌 밴드를 두른)는 쉴 틈이 없었다. 그는 옥외 음악무대 주변을 횡단하며 벌레와 흘려진 팝콘을 먹고 이따금씩 혼잣말하듯 그릉거렸다. 오리(아나스 스트레페라, 한 쪽 날개를 못 쓰게 되어 옆으로 무게중심이 약간 기울어졌지만 역시 완벽하게 건강한)는 물 위에 둥둥 떠서 반쯤 졸며 백조가 그렁거릴 때마다 눈을 뜨곤 했다.


 저 멀리, 호수 위, 두 백조가 저들의 구역에서 연애 사업을 벌이고 있다. 둘은 아침에 교미했다. 그리고 밤에 다시 교미할 것이다. 잔디밭 위, 두 명의 인간(호모 사피엔스, 어두운 색, 19세)들 역시 연애 사업을 벌이고 있다. 둘은 지난밤 교미했다. 그리고 수컷 인간이 암컷 인간의 새로 염색한 머리카락을 실수로 모욕한 죄로 다시 교미하지 못할 것이다.


 다른 곳에서는 어떤 인간이 카메라를 들고 다가와 백조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는 팝콘을 먹는 백조 주변으로 슬금슬금 걷다가 저도 모르는 새에 백조와 오리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다. 백조가 두 날개를 펼쳤다. 남자는 정말 대단한 광경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곤 백조가 쉭쉭거리며 달려들자 남자는 저가 잘못 생각했다는 걸 깨닫고 옆으로 껑충 피하면서 카메라를 떨어트렸다. 백조가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면서 세찬 물보라를 일으키는 바람에 오리가 기우뚱 했다가 항의하듯 꽥꽥거리면서 퍼드득거렸다.


 (까치[피카 피카] 두 마리가 카메라를 훔쳐가려고 했지만 너무 무거웠다. 까치들은 카메라를 가져가진 못해도 옆에 서성였다. 백조를 몰래 지켜보는 데 괜찮은 도구였으니까.)


 그날 오후가 되어 백조는 둥지를 짓기 시작했다. 오리가 집 지을 재료들을 모아왔다. 백조는 오리가 가져온 재료들을 면밀히 살펴보고는 죄다 퇴짜를 놓고 저가 가져온 것들만 사용했다. 하지만 오리는 끊임없이 거절당하면서도 재료를 계속 모아왔다. 집 지을 재료를 줍는 것이 짝을 맺은 오리의 습성이니까.


 불행하게도 백조에게는 공원 내 인간들의 공간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 그래서 옥외 음악당에 집을 짓기로 했는데, 그렇게 세워진 둥지의 뼈대는 얼마 안 가 무대에서 공연을 준비하려는 그룹에 의해 치워져버렸다. 백조가 돌아와서 둥지가 사라진 것을 보고 분노에 휩싸여 그 밴드에게 달려들었다. 그 얘기는 곧 허드슨 부인의 귀에 들어왔다. (백조들은 새들의 여왕님 허드슨 부인에게 보호를 받는다. 백조들의 둥지는 한 번 지어지면 누구도 건드릴 수 없었다. 그 말을 듣고 백조의 둥지를 치워버린 두 명의 가수 그룹은 매우 미안해했지만, 허드슨 부인이 그들의 손을 토닥이면서 몰랐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위로해주었다.)


 “실없는 애들이야! 아무리 둘이 알콩달콩 하고 살아도 저 오리랑은 알을 못 만드는데.”


 허드슨 부인이 도노반에게 말했다.


 “아이고, 못 만들길 바래야죠.”


 백조가 그걸 시도하는 광경을 목격한 도노반이 말했다.[각주:1]


 “쟤들한테 섬에다 둥지를 만들라고 안내해 줘야겠다. 아주 커다란 둥지로. 그럼 무대를 포기하겠지.”


 허드슨 부인이 결론을 내렸다. 다음날 도노반이 레스트레이드에게 전화를 했다.


 “지금 아저씨네 백조한테 둥지 만들어주려고 하는데, 와서 도와주세요.”


 “그거 잘됐군! 우리 딸 데려가도 될까?”


 레스트레이드가 물었다. 미나(21킬로그램, 푸른 눈, 검은 머리카락, 6세)는 동물원 사육사를 아빠로 두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환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어린이였다.


 도노반은 나쁜 백조 녀석에게 걸맞는 대접을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잠시 뜸을 들였지만, “예, 그러세요.” 하고 대답했다.


 그날 그렉 레스트레이드는 미나 레스트레이드에게 할 일을 설명해 주었다. 아주 거대한 둔덕을 만들어야 했다. 백조가 보고 호수에서 가장 좋은 최적의 장소라 생각해 즉시 차지할 수 있도록. (백조는 계속 옥외 음악당에 둥지를 지으려 했지만 이번에는 공연을 준비하는 아카펠라 코러스에 의해 좌절되었다. 그들은 뒤에서 끈덕지게 항의하는 백조 때문에 경력상 지금껏 만나보지 못한 최대의 난관을 겪어야 했다.) 미나는 설명을 잘 새겨듣고 아빠와 동료들에게 언덕을 크게, 더 크게 만들라고 말했다. 미나는 손수 가지와 갈대를 가져다 심미성을 살려 조심스레 엮었다.


 “자. 이 정도면 됐겠지. 이게 안 먹히면, 더 이상 어떻게 해야 좋아할지 모르겠다.”


 레스트레이드가 말했다. 미나가 만족스럽게 끄덕였다.


 “간식 조금 가져와서 쟤네들이 보러 오는지 구경하자.”


 레스트레이드는 오리가 일렁이는 물결을 타며 저들을 지켜보고 있는 것을 보고, 백조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걸 알았다.


 오리는 백조가 물 위에 떠서 옥외 무대를 노려보고 있는 곳으로 헤엄쳐갔다. 오리는 백조의 목덜미에 난 깃털 몇 가닥이 헝클어진 것을 보고 부리로 쓸어서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백조가 옥외 무대를 바라보던 시선을 옮겨 대신 오리를 바라보았다. 오리가 꾸잇꾸잇 하고 말을 걸었다.


 레스트레이드와 미나는 백조와 오리가 새 보금자리 쪽으로 헤엄쳐가는 것을 다리 위에 서서 지켜보았다.


 “저 두 마리는 늘 함께 있단다.”


 레스트레이드가 말했다. 미나가 물었다.


 “친구에요? 아니면 결혼한 거에요?”


 “내 생각엔 결혼한 것 같다, 토니와 샘처럼. 저 둘은 결혼한 새들처럼 서로 털을 골라주거든.”


 “하지만 강아지 못 기르잖아요? 샘 아저씨가 그러는데 아기를 가질 수 없어서 강아지를 기른대요.”


 “길막이는 개를 싫어해. 아무리 커다랗고 사나운 놈이라도 다 쫓아버린단다. 뭐, 애벌레는 기를 수 있겠지. 털이 보송보송하니까.”


 그렉이 미나의 목에 간지럼을 태우자 미나가 어깨를 움츠리며 꺅 하고 소리쳤다. “아빠!”


 백조는 인간들을 무시하고 육지로 올라와 둥지를 살폈다. 그는 부리로 가지를 쿡쿡 찔러보더니, 거대한 둔덕 꼭대기로 올라와서 날개를 접고 앉았다. 오리가 백조를 쳐다보자 백조가 그렁거리며 대답했다. 레스트레이드가 외쳤다.


 “봐, 좋아하는 것 같은데!” 


 “당연히 좋아하죠, 완전 멋진 둥지니까!”


 “저 녀석 꽤 고집스러운 백조인데 말야. 우리 딸이 장식해준 덕분에 확 꽂혔다 보다, 아가. 잘 정착하는지 볼까?”


 “하지만 오리가 같이 안 앉아요. 둥지가 크니까 같이 앉을 수 있는데.”


 “아니, 한 번에 같이 안 앉아. 알이 있든 없든 알을 품을 한 마리만 앉는단다.”


 “백조가 알을 품으니까… 그럼 백조가 엄마새에요?"


 “둘 다 아빠가 될 수 있어. 토니와 샘이 그렇지.”


 “샘 아저씨가 자기가 엄마라던데.”


 “오.” 레스트레이드가 말했다. “뭐, 꼭 둘 중 하나가 엄마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지.”


 “알았어요, 아빠.”


 미나가 히히 하고 웃으며 대답했다.






 다음 달 내내 레스트레이드는 백조의 둥지를 살폈다. 


 “넌 정말 돌았어.”


 그가 백조에게 말을 걸었다. 백조는 바빴기에 그를 무시했다. 아주 바빴다. 한 달 내내 하루에 겨우 한 번 식사할 시간밖에 없을 정도로.


 그 달의 막바지에 이르러, 레스트레이드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그는 자신이 본 것을 확인하려고 딸을 데리고 와 보여주었다. (보통 덜 성숙한 인간은 성인 인간보다 더 잘 관찰할 수 있는 눈을 가졌다.)


 “저기 둥지에 아기가 있는거니?”


 그렉이 미나에게 물었다. 미나가 울타리 너머로 몸을 숙여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았다. 미나가 대답했다.


 “응. 날개 밑에 작은 부리가 보여요. 오리랑 아기를 낳은 거에요?”


 “아니란다, 얘야.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얘기해줬잖니.”


 “오리들은 다른 것 같다구 생각했는데.”


 미나는 그렇게 말하고 새끼를 향해 인상을 찌푸렸다.


 “그럼 어디서 온 거에요?”


 “모르겠다. 이제 샐리 보러 가자.”


 “와!”


 미나가 외쳤다. 미나는 샐리 도노반을 좋아했다. 잠시 후 도노반이 쌍안경을 들고 백조 쪽을 살폈다.


 “이런, 저 악당 같으니! 알을 훔친 게 분명해요. 저기 노랗고 작은 머리가 보이네요… 확실히 백조는 아니에요. 알락오리 새끼일 수도 있구요.”


 “뭔 놈의 알을 어떻게 훔쳤단 말이야? 주변에 둥지가 하나도 없는데, 그 놈이 다 쫓아냈잖아.”


 “아빠! 그거 나쁜 말이에요!”


 “미안, 아가. 흠, 난 이만 가야겠군. 행운을 비네.”


 “알았어요. 또 보자, 미나.”


 도노반은 오리와 백조가 조그마한 갈색과 노란색의 새끼와 함께 둥지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두 새는 아기를 물가로 안내하는 데 온통 신경을 집중했다.


 그러나 물가에 다다랐는데도 새끼는 안으로 뛰어들지 않았다. 몸을 숙여 물을 마시기만 할 뿐, 오리가 옆에서 물속으로 들어가는데도 따라가지 않았다. 정상적인 일이 아니라고 도노반이 생각했다.


 백조가 부리로 새끼를 떠밀었다. 하지만 기슭에 몸이 잠겨 뜨는데도 새끼는 헤엄치지 않았다. 백조와 오리가 옆에서 난리법석을 떨었지만 새끼는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곤 코르크 마개처럼 둥둥 떠 있을 뿐이었다. 도노반이 외쳤다.


 “허드슨 부인! 이것 좀 보세요, 빨리!”


 허드슨 부인이 TV앞에서 급히 빠져나와 도노반에게 쌍안경을 받아들었다.


 “오, 우리 백조랑 그 조그만 친구 아니니! 저 애들이 뭘 기르는지 궁금했는데.”


 “백조 새끼가 아니에요. 제가 보기에 오리도 아닌 것 같아요.”


 “어머나, 헤엄을 못 치네. 물새가 아닌가 보다. 무슨 종인지 모르겠네.”


 “쟤네들 새끼 오리처럼 기르다가 애 잡겠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단다. 야생에서 사는 애들이잖니. 어떻게든 살아날거야.”


 “야생동물이 맞으면 그렇겠죠. 무슨 종인지 조사해 볼게요.”


 “그러렴.”


 오리는 백조의 등에 아기를 밀어올리고 새끼에게 먹일 벌레와 빵 부스러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백조는 등 위의 새끼가 흔들리지 않도록 날개를 조심스레 접었다. 새끼가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 기슭에서 도노반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오리와 백조는, 저녁에 연안으로 돌아왔을 때 새끼가 백조의 등에서 껑충 뛰어 반쯤 날아 육지에 내려앉는 걸 보고 매우 놀랐다. 백조가 그렁거리면서 날개를 펼쳐 새끼에게 다시 둥지로 돌아가라고 몰았다. 새끼 백조와 새끼 오리 모두 다 아기 때부터 날개를 쓰는 종이 아니었기에, 두 새들은 본능적으로 날려고 하는 아기에 대한 지식이 완전히 전무했다.


 밤이 되어 셋은 옹기종기 모여 둥지에 자리를 잡았다. 새끼는 백조의 품 안에 포근히 안겼고, 오리는 흉터입은 쪽을 백조의 날개 옆에 기대었다. 백조가 목을 구부려 오리의 머리에 뺨을 누였다.


 다음날, 그리고 또 그 다음날 백조와 오리는 물가로 가 똑같은 절차를 거쳤지만 새끼는 물이 싫어 절망적으로 삐악거릴 뿐이었다. 백조가 물풀을 걷어내고 오리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었으나, 새끼는 육지로 내려올 때까지 행복하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백조와 오리는 새끼를 복잡한 인도 위로 데리고 와 빵 부스러기와, 과자와, 곤충을 먹이기로 했다.


 주말에 레스트레이드가 딸을 호수로 데려와 임무를 하나 부여했다.


 “이건 삐약이 모이야. 가서 둥지에 놓고 재빨리 돌아오렴, 길막이가 공격할 수 있으니까. 저 녀석이 달려들어도 내가 이 우산을 갖고 있으니까 안심하고, 알았지?”


 “응, 응! 아빠!”


 미나가 보트에서 뛰어내려 기슭을 덮고 있는 풀 위로 달렸다. 백조가 미나를 발견하고 날아들었다. 미나는 꺅 하고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아빠와 다시 배에 타 번개처럼 달아날 수 있도록 배 쪽으로 재빨리 도망쳤다.


 백조가 득달같이 뭍으로 쫓아와 둔덕 꼭대기에 서서 쉭쉭였다. 길가에 있던 새끼가 오리의 날개 밑으로 달려가 숨었다.


 백조는 오리와 새끼가 다시 일어날 때까지 둥지 주변에서 온통 발을 굴렀다. 그리고 새끼가 파닥이며 오리의 뒤에서 나왔다가 먹이가 담긴 컵을 발견했다. 레스트레이드는 딸을 태운 배를 저어 한 바퀴 돌면서, 새끼가 컵 안으로 몸을 던져넣는 것을 구경했다.


 미나는 아버지로부터 인내심을 배웠다. 미나는 아무 말 않고 삽십여분동안 가만히 세 마리의 새들을 지켜봤다. 백조는 오리가 뭍에서 수영하며 물풀을 먹는 동안, 둥지 안 새끼 옆에 자리잡고 앉아 제 용맹함을 과시하듯 이따금씩 날개를 퍼덕였다.


 마침내 새끼의 배가 든든히 찼다. 새끼는 일어나 백조 앞에서 뽐내듯이 건들건들 걸었다. 레스트레이드가 몸을 기울이자 미나도 따라했다. 둘은 새끼를 자세히 쳐다봤다. 새끼가 조그만 목과 함께 머리를 쑥 들고 자그마한 꼬리를 쫑긋 올리자 레스트레이드가 웃음을 터뜨렸다. 백조가 쉬익 하고 위협의 소리를 냈다. 레스트레이드는 노를 저어 새들의 시야 너머로 멀리 벗어났다.


 “뭘 봤어요, 아빠?”


 “공작 새끼야. 아기 공작새란다. 꼬리깃이 위로 올라간 거 봤지? 나이를 먹고 자라면 그 꽁지깃이 아름답게 자라서 다른 공작들처럼 예쁘게 펼쳐지지.”


그가 허드슨 부인에게 이 얘기를 했다. 허드슨 부인은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실없는 애들. 뭐, 공작새 알이라면 분명 동물원에서 왔을 테니까, 그렉 씨가 알아서 해요.”


 미나가 레스트레이드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아빠, 조니랑 길막이한테서 삐약이 떼놓지 않을 거죠? 그죠?”






 암컷 공작의 둥지는 공원의 한켠에 있다.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열려있지만 동시에 수풀과 나무에 켜켜이 싸여 외따로 떨어져있기도 했다. 레스트레이드는 ― 아마도 ― 백조가 날아들어와서 알을 훔쳤나보다고 생각했다. 녀석의…부리로. 그가 둥지를 향해 미간을 찌푸렸다.


 (사실 전말은 이러했다. 어린 인간이 [그레이스 풀, 13세, 자신의 교과서와 숙제를 온통 공작으로 장식한] 동물원에 몰래 숨어들어 공작 둥지에서 알을 훔치다가, 기가 죽어 겁을 먹고 공원의 덤불에 두고 가버렸다. 나중에 백조가 그것을 발견하고 [어린 인간이 그의 구역 내에서 수상쩍은 태도를 보이고 있었기에 백조는 그녀가 자신의 웅대한 둥지를 훔치려 한다고 생각했다] 오리와 함께 그것을 둥지로 옮겼다.)


 암컷 공작(파보 크리스타투스[각주:2], 인도 청공작, 이름은 에피)이 둥지 안에서 마주 인상을 찌푸리는 걸 보고 레스트레이드는 공작이 정강이로 몰려오기 전에 물러났다. 새끼 공작들이 넓게 펼쳐진 에피의 날개 밑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백조의 둥지에서 자라는 놈과 똑 닮은 아기들이었다. 레스트레이드가 사장에게 말했다.


 “제 생각엔 그 녀석들에게 기르라고 둬야 할 것 같습니다. 에피한테는 이미 새끼가 일곱이나 있잖아요. 위험하지도 않고, 대중적으로 선전하기에 괜찮은 홍보감일 겁니다. 길막이는 유명하니까요. 백조 탐정, 오리 남편과 함께 아들을 입양하다, 헤드라인으로 딱이죠. 제가 잘 지켜보고 있다가 새끼를 잘 못 기르는 것 같으면 떼어놓기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백조와 오리는 공작 병아리를 기를 수 있게 되었다.






 레스트레이드의 말이 맞았다. 새끼의 목과 다리가 점점 자라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끌었다. 백조와 오리는 관광객들이 주는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가 주변의 길에서 새끼를 돌보았다. 그리고 새끼가 건강할 수 있도록 레스트레이드는 새들이 주워먹을 오래된 빵 대신에 제대로 된 음식을 둥지 옆에 놓아두었다.


 미나는 거의 반백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고, 엄마 소피가 백조와 새끼 공작의 이야기가 올라올 블로그를 시작할 수 있도록 미나를 도와주었다(오리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듯 적었다). 그렉은 “길막이는 미치지 않았습니다, 끝내주는 녀석이에요” 하고 말하고 다닌 탓에 국경을 넘어 여기저기서 보낸 젊은이들의 추파가 담긴 이메일을 몇 통이고 받았다. 소피가 재밌어서 웃어버렸다.


 백조와 오리는 인간들이 가까이 다가와 먹이를 두고 가는 동안은 곁에 있어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새끼는 건강하게 잘 자랐다. 부화한 지 두 주가 지나자, 새끼는 제 먹이를 훔쳐 먹으려는 두 까치 녀석들을 모방해 정말로 날기 시작했다. 까치들은 새끼를 향해 시끄럽게 지저귀다 저희들을 향해 날아오자 줄행랑을 쳤다. 새끼의 귀여운 위협때문에, 아니면, 그 아버지의 쉭쉭이는 소리 때문일지도.


 (까치들은 백조에게 매혹되었다. 특히 목덜미에 감긴, 별이 박힌 밴드에 푹 빠져서는 털갈이를 할 때 그게 툭 떨어지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런 일은 없었지만. 대신 길고 하얀 깃털을 수북이 모으는 걸로 위안을 삼았다.)


 새끼는 머리 위에 볏처럼 깃털이 돋아나기 시작했고 두 달 새 오리의 몸무게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래서 오리는 흡족했다. 새끼를 잘 키웠다는 증거니까. (오리는 1킬로그램이 채 안 되었다. 보통의 수수하고 작은 오리였으니까. 새끼 공작은 다 자라면 백조를 훌쩍 뛰어넘어 5킬로그램까지 나갈 것이다.)


 백조는 새끼의 볏이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 걸 보고 얼떨떨해졌다. 그는 볏이 끈적이는 콘 아이스크림 포장과 약간 닮아보여서 부리로 꽉 물어봤지만 새끼가 크게 삐약이자 놓았다. 또 그는 새끼가 흙을 파서 곤충을 잡는 걸 보고 놀랐다. 그래서 그 행동을 따라했다. 몸을 숙였다가 다시 일어나려고 날개를 치는데 그 바람에 새끼가 벌러덩 넘어졌다. 새끼는 깜짝 놀라 삐약거리면서 백조에게 달려와 날개 밑에 숨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백조는 실험을 그만 두었다.

 

 봄이 지나가 여름이 되고, 그리고 가을로 변하면서 공작 새끼는 무럭무럭 자랐다. 레스트레이드는 계속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면서, 백조가 제 코앞에 아침식사를 대령하는 것을 봐줄 때까지 조금씩 조금씩 둥지에 가까이 다가섰다. 새끼는 레스트레이드를 보면 늘 반가워하면서 행복하게 먹이를 향해 달려들었다.


 새끼의 털이 밝고 빛나는 파랑색으로 변하기 시작하자 까치의 이목이 집중됐다. 물론 동물원 안에 다른 공작도 있다. 하지만 그 공작은 동물원 안에 있고, 여기 이 까치들은 호수를 낀 공원에 산다. 까치들은 관목 나무 사이에 숨어, 아기의 머리 위에 감질나게 돋아난 볏을 지켜보았다.


 백조가 새끼를 무방비하게 두고 물가로 내려가자 까치들이 이때구나 하고 새끼의 깃털을 벗기려고 측면으로 날아들었다. 그러나 실수였다. 오리의 존재를 무시했던 것이다. 오리가 한쪽 날개를 쭉 펴고 달려들어 수컷 까치의 머리를 냅다 쪼았다. 까치가 비틀거리며 나무 사이로 후퇴했고 암컷도 뒤를 따랐다. 오리는 여전히 날개를 길게 펼친 채로 까치들과 제 우람한 새끼 공작 사이에 서서 쉬익 하고 위협적인 소리를 냈다.


 그 사건이 있은 후 까치들은 다시 대학생들에게서 잡지 쪼가리를 훔치는 일로 돌아갔다. 그게 더 안전하니까.


 늦가을에 접어들자 새끼 공작은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백조와 오리는 왜 새끼가 자동차를 보러 나가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자동차는 시끄럽고 냄새나니까) 하지만 녀석은 자동차에 매혹되었다. 새끼는 주차된 차 꼭대기로 날아올라 주변을 살펴보곤 했다.


 하루는 레스트레이드가 둥지 옆에 먹이를 두고 나오니 새끼가 날개를 파닥이면서 그 뒤를 졸졸 따라오더니 호수를 건너서, 레스트레이드가 뭍에 배를 단단히 고정시키고 공원을 가로질러 일하러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백조가 호수를 헤엄쳐나온 다음 육지 위를 걸어 새끼의 뒤를 따랐고 백조의 뒤를 오리가 따라갔다. 


 마침내 레스트레이드가 자신의 뒤에 이어진 행렬을 알아챘다. 그가 멈추자 새끼도 우뚝 섰다. 그는 새끼를 동물원 안으로 데리고 갈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랐다. 새끼의 아버지 공작은 헤브론이라는 이름의 나이든 새다. 레스트레이드의 생각에 헤브론의 수명이 일이년 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럼 새끼가 그의 구역을 물려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는 이 행렬의 선두에 선 것이 꽤나 즐거웠다. 그래서 슬며시 미소를 짓고 천천히 걸었다.


 백조가 새끼에게 자기 구역에서 너무 많이 떨어지지 말라고 쉭쉭였다. 새끼는 날개를 퍼덕이면서 레스트레이드가 걷는 것을 바라봤다. 오리는 둘에게 너무 빨리 걷는다고 말을 걸었지만 그래도 계속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좇아오고 있었다.


 동물원 입구에 다다라 백조가 멈춰서 새끼에게 쉬익 하고 신호를 보냈다. 새끼가 발걸음을 멈추고 백조를 향해 날개를 퍼덕여 보였다. 새끼는 다가가서 백조의 가슴팍에 머리를 들이밀었고, 백조가 고개를 숙여 새끼의 목털을 다듬었다. 그리고는 새끼 공작이 다시 동물원 안으로 되돌아가 레스트레이드에게 기대하는 눈빛을 보냈다.


 백조는 바깥에서 그대로 머물렀다. 레스트레이드는 침을 꿀꺽 삼키고 잠시동안 약간 아찔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빵 부스러기를 꺼내 새끼에게 주었다. 그게 다였다. 백조가 빙글빙글 돌면서 도움닫기를 해 날아올랐다.


 “그렉 삼촌이라고 부르렴.”


 레스트레이드가 공작에게 말했다. 새끼가 빵 부스러기를 받아먹었다. 레스트레이드는 잠시 바보같은 기분으로 말했다.


 “너 말 할 줄 알면, 지금 해봐. 디즈니 사랑 계약하게.”


 잠시 후 백조는 오리가 길가에 앉아있는 것을 발견하고 땅으로 내려왔다. 거친 도로를 걷느라 오리의 발이 아팠다. 백조는 오리가 다시 일어나 걸을 때까지 길가에 죽은 풀을 뜯어내며 옆에 머물렀다.






 “쟤 이름 뭐라고 하실 거예요?”


 도노반이 물었다.


 “아, 우리 동물 입양 사이트에 사연 올렸던 거 기억하지? 노버리 초등학교에서 녀석한테 지원금을 주기로 했어. 아이들이랑 가족 프로그램과 결합해서 포스터에 나올 것 같아. 이제 상징적인 캐릭터가 됐다네.”


 도노반은 은근히 기뻐 보였다.


 “허. 그래서 이름은요?”


 “노버리.”


 “안 돼요!”


 “왜? 새 이름으로 딱이잖아.”


 “끔찍해요!”


 (까치들은 백조와 오리가 출타한 동안 둥지를 샅샅이 뒤졌지만 둥지 안은 짜증날 만큼 텅 비어있었다. 깨진 알껍데기, 털갈이때 떨어진 갈색과 흰색의 깃털, 그리고 구불구불한 모양의 빨대 뿐. 까치들은 여전히 백조의 별 밴드 앓이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대신 빨대를 가져가는 걸로 위안을 삼기로 했다.)


 물가 저편에서, 어떤 개(애완용 견종, 콘커라는 이름의 5살 암컷)가 오리를 향해 짖었다. 그러자 백조가 날개를 펴고 수면 위에서 그 개를 향해 곧장 날아들었다. 개가 제 주인의 발밑으로 도망쳤다. 백조는 그 개를 클라린스 게이트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 쫓았다.


 백조가 돌아와 오리의 감탄하는 눈빛에 거들먹거리면서 물가로 내려왔다. 그는 완벽하게 우아한 모습으로 호수에 뛰어들었다. “꽉.” 오리가 그렇게 말하며 백조의 옆으로 헤엄쳐간다.








역자의 말


공작새를 입양한 길막이와 조니.... 대단하십니다 새님들!

다 키워서 백조 슬하를 벗어난 공작을 보니 제가 다 아쉽네요.

하지만 그게 동물의 세계니까. 나중에 또 셋이서 만날 기회가 있겠죠.

저 원래 키드픽은 취향이 아니었고 본거라곤 Madlori님의 '유지니아 왓슨의 블로그'밖에 없는데 갑자기 급 땡기네요.

셜록 본인은 감정에 메말랐어도 제 애는 훈훈하니 잘 키울 것 같아서 ^*^ 그리고 애 이름은 해미시겠지....♡


엌ㅋㅋㅋㅋㅋㅋㅋ 얼마전에 발견한 백조사진





  1. 아아아아.........ㅏ........ [본문으로]
  2. Pavo cristatus. <a href="http://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thumb/1/1c/Pfau_imponierend.jpg/640px-Pfau_imponierend.jpg" target="_blank" class="tx-link">사진</a> [본문으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