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lude

[SH/JW] 우리는 양쪽에서 타오르는 촛불과 같이 (Our Candle Burns at Both Ends) 본문

Sherlock_단편

[SH/JW] 우리는 양쪽에서 타오르는 촛불과 같이 (Our Candle Burns at Both Ends)

topsecretum 기밀선녀 2012.04.2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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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 Our Candle Burns at Both Ends
  • 저자 : hyacinth_sky747
  • 등급 : Mature(성인)
  • 줄거리 : 모두가 존을 정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셜록의 생각은 다르다.
  • 비고 : 기밀선녀가 저자의 허락을 맡아 번역한 작품입니다. 의도에 맞지 않은 편집+오역 등이 옮겨갈 수 있으므로 불펌은 사양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존을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셜록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발견하게 된 상황을 몰라서 하는 불공평한 소리다. 셜록은 사흘간 힘들게 일을 하고 온 터라, 어서 저녁을 먹은 후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런 그의 눈에 들어온 광경이란, 홀딱 벗고 의자에 앉은 존의 모습이었다.


“…….


“미안. 더워서.” 존이 변명했다. 창문이 모두 열려있는데도 집 안이 후끈후끈했다.


“난방을 끄면 되잖아.”


“안되더라. 고장났어.”


“흠.” 셜록은 소파 위에 널브러진 속옷을 집어다가 존의 무릎에다 던졌다.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았다. 음. 보기는 했다. 하지만 자문탐정이 하는 일이 원래 자세히 들여다보고 데이터를 모으는 거다.


“맘에 드는 거라도 있어?”


움찔, 셜록은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존을 쳐다봤다.


“양말 벗은 건 처음 보는군.”


존은 바지를 집으며 음흉한 눈길을 던졌다. “신비주의 전략이었는데. 너무 더웠어.” 그가 바지를 입으려고 일어서 뒤돌았다. 그러더니 엉덩이 한 쪽을 짝 쳤고, 얼굴이 빨개진 셜록을 보며 웃음을 터뜨리면서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안 어울리게 페니스가 크군. 몸집이 작으니 그 분야도 같을 거라고 생각하는 게 통설이지만.” 셜록은 코트와 목도리를 벗고 셔츠 단추도 세 개쯤 풀었다. 방이 이상하게도 더웠다.


“봤네, 그걸 또 관찰했어?”


눈을 휙 굴리는 셜록이다. “당연하지.”


“그러게. 내가 누구랑 얘기하고 있었는지 깜빡했네.”


“서면 어떻게 변하지?”


존이 또 웃었다. “아, 죽이지. 멋있다고. 보고 싶어?”


“그래.”


“농담이야, 셜록.”


“데이터를 추가할 수 있을 텐데.”


“뭐? 내 거시기에 대한 데이터를 모은다고?”


“뭐? 아니야! 너에 대한 데이터 말이야. 네 성기에 대한 건 없다고.” 일단 한 번 보고 나니 그에 대한 데이터 파일이라던가… 아님 서랍, 혹은 방 하나 정도는 있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말이다. 셜록은 인내심있게 대답을 기다렸다.


“됐어.”


한숨을 내쉬었다. 가끔가다 존은 쓸데없이 고지식하게 굴 때가 있다니까. 아무래도 다른 전략이 필요하겠다.


“좋아. 내 생각만큼 크지는 않군.”


존이 피식 웃었다. “참 대단하고 교묘하신 방법이네요. 난 세 살짜리 애가 아니거든, 셜록.”


셜록은 다시 움찔했다. 자신이 우위를 점하고 있어야 맞는 건데. 확실히, 잠과 음식이 부족한 탓이다.






소망에는 대가가 따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옛 격언이 있다. 셜록은 특히 조심해야 했다. 그가 런던의 범죄자들이 더 활동이 많아지길 바랐을 때, 그 소망은 수영장에서 폭탄에 둘러싸인 존을 발견하는 걸로 돌아왔었다.


그러니 오늘 아침처럼, 알몸에 스웨터 무더기로 둘러싸인 존을 발견하는 걸로는 놀라선 안 되는 거였다. 문 바로 뒤에 존과 무더기가 있어서 문을 세게 밀어젖혀야 했다.


“존?”


“안녕.” 팔다리를 스웨터 무더기 밖으로 빼꼼 내놓은 채, 존은 반쯤 감은 눈을 하고 인사를 건넸다.


“안녕. 너 지금 알몸으로 스웨터 속에 들어가 있거든?”


“으으음. 이거 기분 좋아. 진짜, 진짜 부드러워.” 존이 몸을 뒤집었다. 이런 소원은 바란 적이 없었는데. 스웨터가 정말로 기분 좋은 게 틀림없었다. 존의 몸 상태가 그 증거였다.


“너 취했어?”


“아니. 왜?”


셜록은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아침 10시인데, 존이 저렇게 된 이유는 대체 뭘까…


“설마. 빨간 용기에 있던 설탕을 쓴 건 아니겠지?”


존은 늘어지게 웃어보이더니, 도로 뒤집어 스웨터 사이로 몸을 묻었다. 스웨터를 ‘느끼려고.’

급히 주방으로 들어가 봤다. 빨간 설탕용기가 식탁에 놓여 있었다. 맙소사. 그건 실험에 쓰던 거라 원래 방에 뒀던 거였다. 셜록은 그 길로 빨간 용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존이 캐시미어 스웨터에 범죄를 벌이고 있는 현장으로 돌아갔다.


“존, 당장 일어나봐.”


“싫어! 왜? 바쁘단 말이야.”


“넌 지금 취했어. 제정신이 아니야. 날 믿어, 현실의 존 왓슨이라면 일어나고 싶을 거야.”


“왜?” 존이 칭얼거렸다. 존이 스웨터 무더기에 둘러싸여 칭얼거리고 있었다. 살면서 여러 가지 의식 상태의 변화를 접해봤지만, 털 무더기에 들어가 신음하는 상황은 셜록으로서도 도저히 알 수 없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결국 이건 자신의 잘못이랄 수밖에 없었다. 설탕용기를 주방이 아닌 곳에 뒀고, 또 특별히 빨간 용기에 뒀더래도(빨간색은 먹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 아닌가) 이 일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정말이지, 존이 아무리 둔하더라도 그걸 먹고 옷에게 성추행을 하리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못했다.


“이거 엄마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거 아냐?”


“이게 제일 좋아. 진짜 부드러워. 너 냄새도 나.” 존이 스웨터를 집어 들이밀었다. “맛봐봐.”


나중에 존이 제정신을 차리면 자신을 죽이려고 쫓아올 거라는 데 셜록은 9할은 확신이 갔다. 어디다 총을 숨겨놔야지 싶다. 어차피, 마음속으로는 소용없는 일임을 알고 있었다. 총이 있든 없든 제대로 마음만 먹으면 치명적으로 위험하게 돌변하는 사람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알지 않던가. 


할 일은 해야 했다. 그는 몸을 굽혀 존을 일으켜 세웠다.


“싫어. 기분 좋았는데.” 존의 아랫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가 울지 않기만을 셜록은 간절히 바랐다.


“나중에 내게 고마워하게 될 거야. 아마 내 뇌가 두개골에서 이탈한 후겠지만, 어쨌든―”


“우리 뭐 하는 거야?”


“샤워하러. 찬물로.”


“오! 따뜻한 물에, 거품도 풀고. 조그만 아기고양이를 쓰다듬는 기분일 거야. 고양이가 여기저기.”


“아닐걸.” 셜록은 대꾸했다. 존을 반쯤 짊어진 채 움직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존을 작은 남자라고 생각했던 옛날이 얼마나 호사스러웠던가.


존이 목덜미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너 기분 좋다. 좋은 냄새 나.”


“핥지 마.” 이미 늦었다.


“너한테서 햇살 맛이 나. 따뜻해.”


셜록은 욕실 문을 발로 차서 열고, 샤워기를 튼 다음 그 밑으로 존을 떠밀어 넣었다.


“이이거 별로야. 나 이거 싫어.”


셜록은 그의 팔을 잡아 자리에 붙들었다. “참아. 스웨터는 차갑고 깨끗한 남자만 좋아해.”


5분 족히 존은 차가운 물줄기를 맞으며 칭얼거렸다. 불평이 멈추고 덜덜 떨 때쯤 셜록은 물을 잠그고 욕조에서 그를 끌어냈다. 존은 변기 뚜껑 위에 앉은 채 수건 다섯 장을 몸에 둘둘 감고 셜록을 노려보기만 했다.


“잘 들어. 나중에 날 죽일 때 꼭 미스터리를 남겨 놔야 해, 알았어? ‘풀리지 않는 자문탐정 살해 사건.’ 날 빠르게 처리한다고 약속하면 네 남은 생애를 감옥에서 썩지 않도록 손을 써줄게.”


어이없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셜록,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안 죽여.”


존의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셜록은 뒤로 넘어가며 엉덩방아를 찧었고, 존이 마구 웃기 시작했다. 그는 눈물이 찔끔 나올 때까지 웃음을 터뜨리다 변기 뚜껑에서 미끄러져 셜록의 품 안으로 고꾸라졌다.


“조심해!”


셜록은 서둘러 일어섰다. 존은 그에게 기분 좋다고 했지만, 그건 그가 원하는 게 아니다. 냄새가 좋은 것도, 햇살 맛을 느끼는 것도 존에게서 원하지 않았다. 존이 이런 상태에서는, 분명 아니다. 셜록은 존이 자신을 사랑하길 바랬다. 정말로 사랑하길. 하지만 슬프게도 짝사랑은 수 시간 내에 존이 그의 머리에 총을 쏘는 걸로 끝나게 될 것 같다. 운이 좋아 살아남더라도 존은 그대로 이 집에서 이사해 울 스웨터를 입은 다른 여자들과 마구 만나고 영영 셜록을 미워할 거였다.


“내가 곧 네 손에 죽게 될 거라고 말해주면 미친 짓인 걸까?”


이번엔 이상하다는 표정이다. “내가 널 죽이는 거야?”


“그럴 가능성이 높지. 너무 미워서 죽이지도 않고 외면한대도 놀랍지가 않을걸.”


“널 죽이고 싶었으면 왜 그때 수영장에서 널 구했겠어? 인공호흡도 했었다구.”


그건 또 새로운 정보다.


“나한테 토했잖아. 입에 다 들어갔다구. 대부분 물이었지만 나도 올라와서 토했어. 니 팔이랑 등에다가. 공평하게 주고받은 걸로 치자. 난, 무서웠어. 무서워서 그랬던 것 같아. 그런 건 이제 됐어. 그런 일은 더 이상 없어도 되니까, 너는 괜찮아.”


셜록은 손을 내밀어, 존의 이마에 젖어 달라붙은 머리칼을 뒤로 넘겨주었다.


“바보같은 존, 널 이렇게 잃는 내가 정말 싫다.”


“왜?”


“내 블로거로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거든.”






한 시간 후 존이 잠에 들었다. 약기운이 떨어지며 졸음이 몰려왔을 것이다. 셜록은 침대 옆에 의자를 두고 앉아, 존의 눈이 감기고 숨이 고르게 가라앉을 때까지 조용하게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그가 잠에서 깼다.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던 눈으로 창밖을 쳐다보더니, 몸을 돌려 셜록을 발견했다.


“몇 시야?”


“새벽 두 시 반.”


셜록은 밤새 준비를 해뒀다. 존이 설명을 듣지 않으려 할 경우를 대비해 몇 가지 계획도 세워놨다. 그리고 장전된 총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존이 깨기를 기다렸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어디까지 기억나?”


이건 그냥 궁금증이다. 존이 기억하든 못하든 그건 상관없었다. 직접 말해줄 생각이니까. 그래야 할 의무도 있었고.


존은 잠시 멍하게 눈만 깜박였다.


“그 설탕용기에 든 건 설탕이 아니었어. 내 방에 왔다가 그걸 발견했겠지. 그건 빨간색이었어. 빨간색의 의미는 ‘경고, 존 왓슨은 먹지 마시오’였다고.”


맙소사, 하고 숨을 삼킨 그는 눈을 꾹 감았다가, 다시 떴다. “시발, 설마 내가 스웨터 속에서 뒹굴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내가 거짓말을 하길 원해?”


존은 고개를 뒤로 젖히고 웃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렇다. 셜록은 머릿속이 엉망이 되고, 넘어지고, 세상이 뒤집어지면서도, 저런 존 왓슨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이 나쁜 자식. 다시는 네 방에 얼씬도 안 할 거야. 앞으로 필요한 게 있으면 휴대폰이든 실험관이든 뭐든 네가 직접 갖다 써.”


셜록은 쿠션 뒤로 총을 숨겼다.


“기분이 어때?”


“엿같아. 배도 고프고. 이 시간에 여는 가게가 있을까? 네가 한턱 내.”


존이 일어나면서 구름처럼 쌓여있던 수건과 스웨터들이 와르르 바닥으로 쏟아졌다.


“젠장. 셜록, 우리 정말로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할 것 같지 않아? 확실히 속을 치료할 필요가 있어.”


“존, 상담사는 우리 둘을 감당 못 해. 적어도 동시에는.”


엉덩이 밑에 깔린 총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움직여야 할 때다. 존에게 옷을 입히고, 셜록 홈즈 살해 계획들을 없었던 걸로 지워버리고, 또 권총에서 총알을 빼고 멀리 숨겨야 한다. 그리고 조용한 밤거리로 나가 식당을 찾아 돌아다닐 거다.


“넌 결국 소망을 이뤘네.” 안개 낀 거리로 나온 후 존은 가로등불 아래 섰다. “어때, 데이터베이스를 충분히 채웠어?”


“데이터가 넘치도록 많을 일은 절대 없지.”


존이 그의 손을 잡았다. 물론 필요한 정보는 많다. 하지만 지금은 이걸로도 충분하다고, 셜록은 생각했다.






셜록이 예상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익숙해질 수도 없었고, 보통 때라면 정말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으로 보이니까. 존은 사건 수사에 도움을 주고 주방일을 도맡아 하는가 하면 우편물을 확인하거나 장을 봐오는 등의 일상적인 일을 한다. 또 돌연 미친 일을 벌이거나  아니면 심장 떨리게 만드는 등 극과 극인 상황 사이에서, 셜록이 보통의 현실에 안주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다.


스스로도 괴이한 짓을 한다는 걸 안다. 하지만 적어도 셜록은 다들 알게끔 일관성이라도 있다.


이번에 셜록이 221B로 돌아왔을 때 존은 소파에 웅크리고 있었다. 대낮부터 TV를 틀어놓고, 티슈 상자를 끌어안은 채 말이다.


“맙소사. 이번엔 또 뭐야?”


고개를 든 존은 발그레해진 얼굴에 비참한 표정이었다.


“아파. 저리 가.”


그거라면 괜찮다. 아플 수도 있지. 집에서 쫓아내는 것도, 그런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건, 존이 자신의 가운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거 내 가운이야.”


존은 몸을 내려다보더니 애처롭게 코를 훌쩍였다.


“미안해. 머리 식힌다고 샤워했다가. 뇌가 완전 맛이 가서 수건을 깜빡했거든. 거기 이거밖에 없었어. 따뜻하네. 나 피곤하거든, 꺼지라고 하기 전에 곱게 사라져줘.”


“그러기엔 이미 늦은 것 같군.” 셜록은 발로 문을 닫고 코트를 걸었다. “겨우 네 시간 안 보는 사이에 또라니. 외출도 못 하게 만들 셈이야?”


존이 희미하게 웃었고, “어젯밤부터 상태가 별로 안 좋았어.”


셜록은 맞은편의 탁자에 앉아 그에게 가까이 몸을 기울였다. “존, 넌 의사야. 감기 증세같은 건 금방 알았어야지.”


“아, 그러게. 내가 요즘 너무 극적인 증세에만 관심을 두다 보니까 말이야. 피나거나 뼈가 부러지거나 그런 거 말이지.”


셜록은 손등을 존의 이마에 대보았다. “뜨끈하군.”


“열은 재봤어.”


존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봤다. 소파 끝에 쿠션을 대고 그 밑에 맨발을 집어넣은 채였고, 벌어진 가운으로 가슴이 드러나 보였다. 가운 안에는 알몸인 거다. 그는 셜록의 가운 안에 아무 것도 입지 않았다. 그 사소한 사실만으로도 셜록은 심장이 벌컥 뛰기 시작했다. 마치 존이 나체로 자신의 품에 있는 듯한 느낌에, 숨을 골라야 했다.


“이러고 있으면 추울 텐데, 따뜻하게 입어야지.”


존은 훌쩍이며 다시 휴지에 얼굴을 묻었다. “저리 가라니까. 나 엉망이야.”


“난 네가 다 벗고 스웨터와 볼꼴 못 볼 꼴 벌이는 짓도 봤어.” 셜록은 웃으며, 투덜거리는 그의 어깨를 힘주어 잡았다. “기다려. 금방 올게.”


그는 위층으로 올라가 존의 잠옷 여러 벌과 양말 몇 켤레를 챙겼다. 다음엔 자신의 방에서 엄마의 크리스마스 선물(그 스웨터)을 꺼내, 서둘러 존에게로 돌아갔다.


존은 움츠리며 피했다. “그냥 평화롭게 죽도록 내버려 둬.”


“조금만 기다려, 금방 따뜻해질 거야. 발 마사지 해줄 테니 끝나면 약 먹고 자.”


존도 기세가 수그러들었다. 존이 덜덜 떠는 동안 셜록은 가운을 벗기고 잠옷과 스웨터를 머리 위로 씌워 입혔다. 바지는 부득불 스스로 입었지만 양말은 셜록이 신겨주는 대로 잠자코 있었다. 마지막으로 도로 가운을 걸치고, 담요도 덮었다.


존은 부들부들 떨며 이까지 부딪혔다. 좋지 않은걸. 셜록은 소매를 걷어붙이고, 문에 걸려 있던 코트를 가지고 추가로 와 덮었다. 존이 미소를 지으며 코트와 담요 밑에서 꾸물꾸물 자리를 잡았다.


“몸집도 작은 주제에 여기저기 영향은 다 끼치는군. 알기는 해?” 나한테. 넌 나한테 그래.


셜록은 몸을 굽혀 존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늘 이렇게 하고 싶었다. 그 다음에 존의 입술이 와 닿을 것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러다 옮아.” 존이 말했다. 그는 셜록이 주방에서 가져온 약과 물을 먹고 소파 위로 다시 웅크렸다.


“발 마사지 하고, 방으로 가서 쉬어.”


존이 고개를 저었다. “연주해줘. 바이올린으로. 내가 취했을 때 연주해줬던 그 노래, 꿈에서 나왔어.”


셜록은 망설였다. 존이 그날 일어난 일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존이 눈을 감고 기다리고 있었기에, 바이올린을 꺼냈다. 존의 발을 들어올려 무릎 위에 얹고, 그런 후 연주를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 후에 갑자기.


“무릎 위에 있던 총 나도 다 봤어, 이 미친 자식아. 나한테 조금이라도 신용이 있는 거야?”


연주를 우뚝 멈췄다. 심장이 쪼그라드는 줄 알았다. 패배감이 몰려왔다. 수많은 범죄자들은 그를 좌절시키는 데 실패했지만, 존이라면 그럴 수 있었다. “그럼 너는, 대체 왜 나를 믿지?”


존은 어깨를 으쓱 하고는 기침을 내뱉고 코를 풀었다. “가끔 난 그 수영장에서, 네게 키스하는 꿈을 꿔. 인공호흡이 아니라 키스를.”


셜록은 손 안에 존의 발목을 꼭 쥐고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쩔 땐 너도 같이 키스해주는 꿈도 꿔. 그런데 늘 그 부분에서 잠이 깨버려.”


존의 목소리는 잠에 잔뜩 취해, 나른하고 달콤했다. 세상의 모든 음악처럼 처음엔 빠져들고 마지막엔 끝나는 게 아쉬웠다. 셜록에게는 그랬다.


셜록은 존의 발목을 놓고, 바이올린을 들어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작고 사랑스러운 존, 한 주 후 셜록의 침대로 찾아온 존은 작게 떨고 있었다.


“다시는 여기 안 오겠다며.”


“그럼 돌아갈까?” 어둠 속에서 존의 굳은 목소리가 들렸다. 그 말을 하는 입술도 단호한 선을 그리고 있을 거라고, 보이지 않아도 셜록은 알 수 있었다. 한밤중에 이곳으로 찾아올 만큼의 로맨스도 필요했을 거다. 존 왓슨은 뭐든 대충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어딜 가려고. 절대 안 돼.”


존은 한숨과 함께 셜록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또, 나체였다. 셜록은 그의 엉덩이 위로 손을 얹어 꼭 끌어안았다. 이 예측 불가능 덩어리는 갑자기 셜록의 인생에 굴러들어와, 세상을 완전히 뒤바꿔버렸다. 그 무엇도 제대로 예상할 수 없을 거다.


총을 잡고 사람을 쏠 수 있을 만큼 단호한 손을 가졌으면서도, 지금은 셜록의 몸을 여기저기 쓰다듬으며 잘게 떨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미쳤지만, 그래서 삶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존재라고 셜록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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