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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k] 몽고메리 스콧, 위대한 공학자(이자 중매자) - Montgomery Scott : Engineer and Matchmaker 본문

Star Trek_단편

[Spirk] 몽고메리 스콧, 위대한 공학자(이자 중매자) - Montgomery Scott : Engineer and Matchmaker

topsecretum 기밀선녀 2016.02.17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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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 몽고메리 스콧, 위대한 공학자(이자 중매자) - Montgomery Scott : Engineer and Matchmaker
  • 원문 : http://demonllama1.livejournal.com/11447.html
  • 저자 : demonllama1
  • 등급 : 성인
  • 줄거리 : 발렌타인 데이를 기념하여, 스카티는 함선의 찰떡궁합을 찾아내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그 결과로 나온 ‘상위 10위’ 커플 목록을 모두에게 공개하는데. 과연 대망의 1위는 누구? 당연히 스팍과 짐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는 함장님과 일등항해사 말이다.    
  • 작가의 말 : 이 this 밈에서 받은 소재입니다.
  • 비고 : 기밀선녀가 번역한 글로 창작물의 권리는 모두 저자에게 있습니다. 의도에 맞지 않은 편집+오역 등이 옮겨갈 수 있으므로 불펌은 사양하겠습니다.





스팍은 천천히 숨을 가다듬으면서, 함장님에게 물리적인 공격을 가하고 싶은 충동을 가라앉혔다. 앞에 선 짐과는, 외교 문제에 있어 상반되는 서로의 입장을 관철하느라 또다시 싸우는 중이었다. 푸르게 빛나는 눈과는 대조되게 두 뺨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스팍은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불만에 치를 떨었다. 짐 커크만큼 자신의 완벽했던 자제심을 이토록 몰아붙일 줄 아는 사람은 여태껏 없었다. 


설전이 끝난 뒤 스팍은 자신의 부서로 돌아가 앉아 어깨 너머로 뒤를 넘어다보았다. 함장석에 아무렇게나 기대앉은 짐의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들썩였다. 분명 자신의 함장은 이렇게 언쟁을 치르고 나면 시원해 보였다. 기분을 환기할 일종의 아드레날린으로 여기는 양 말이다. 스팍으로 말할 것 같으면 정기적인 말다툼에서 얻는 보상 같은 건 없었다. 매 다툼이 피곤하고 어쩔 때에는 이런 무의미한 언쟁을 왜 하고 있는지 황당하기까지 했다. 


“해피 발렌타인 데이입니다.” 


스카티가 만면에 미소를 띠고 함교로 들어섰다. 그에게로 돌아선 짐의 눈에 우스운 기색이 반짝였다. 


“그건 내일이야. 스카티.” 


“오늘 아녔어?” 스카티는 덜컥 멈춰서, 술루와 체콥의 어이없는 시선을 받고 혼자만 당황했다. 


“제가 알기로 성 발렌타인을 기리는 지구의 기념일은 2월 14일로, 즉 내일입니다.” 


스팍의 지적에 스카티는 조금 민망해진 듯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스팍은 잠시 그의 지성에 의문을 가졌다가, 이내 망망대해와 같은 우주에서 지내다 보면 시간 감각을 잃어버리기가 쉽다는 생각이 들어 이해하기로 했다. 스카티는 뒷목을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아아, 그럼 깜짝 선물은 내일로 미뤄야겠구먼.” 


“깜짝 선물?” 이번엔 또 뭐냐는 듯 술루가 진력을 냈다. “큐피드 분장을 하고 오는 거라면 사양입니다.” 


“저도 동의요.” 우후라가 한 몫 거들었고, 


“옳소. 나도.” 짐은 빙그레 웃었다. 


“분장이라니 무슨 소리. 두고 보면 알게 될 거야.” 스카티는 만족스럽고도 비밀스런 웃음을 띠고 터보리프트로 돌아갔다. 


괴이쩍은 일에 스팍은 잠시 눈썹을 찌푸렸다가, 시선을 짐에게로 흘렸다. 순간 눈이 마주친 짐은 얼른 바닥을 쳐다봤다. 한숨을 참는 건 오늘도 스팍의 몫이었다. 






스팍은 발렌타인 데이에 관심이 없었다. 어째서 비논리적이게도 그런 행사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지구의 여타 기념일과 마찬가지로, 실제 유래와 그 날을 기리는 방식에 실질적인 관련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중에서도 스팍은 할로윈이 가장 괴이했다. 다함께 본래의 유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분장을 하고 돌아다니니 이상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었다. 


다음날 아침 스팍은 출근할 준비를 하느라 스카티의 예고는커녕 그 날이 무슨 날인지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또 기나긴 근무를 짐과 함께 해야 한다는 사실만으로 속이 편하지가 않았다. 


그 때 그의 숙소에 벨이 울렸다. 스팍은 재빨리 거울을 보고 헝클어진 머리 한 가닥을 바르게 정리한 다음 문을 열었다. 


문가에 찾아온 사람은 스카티였다. 스카티는 앞뒤로 몸을 흔들면서 신이 난 듯 양껏 미소를 짓고 있었다. 


“미스터 스콧? 무슨 일입니까?” 


“별 거 아니에요. 발렌타인 데이를 축하하려고 왔습니다.” 


스팍의 한쪽 눈썹이 올라갔다. “저는 그런 비논리적인 행사는 기념하지 않습니다.” 


“물론 안 그러겠수. 아무튼, 이따 패드에 메시지 확인해 봐요.” 


희한한 주문에 의문을 보내기도 전에 스카티는 경쾌한 걸음으로 자리를 떴다. 


스팍은 천천히 패드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 화면을 켰다. 네모난 화면에 기관실장으로부터 새 메시지가 왔다는 알림이 떠 있었다. 


스팍은 재빨리 메시지를 열어보았다. 






친애하는 엔터프라이즈호의 승무원들 귀하



해피 발렌타인 데이입니다. 지난 몇 주에 걸쳐 저는 어떤 프로그램을 하나 개발했습니다. 취향, 지성, 신체적 요건 등을 기반으로 하여 우리 승무원들 간의 가장 최상의 조합을 알아내는 것이죠. 이를 위해 전 대원들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정보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제 작은 선물이 오늘의 즐거운 영향이 되기를 바랍니다. 추가로, 백분율로 나타낸 우리 함선 상위 10위의 찰떡궁합 커플 일람을 첨부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최상의 조합을 위해 한 번 이상 포함되는 승무원도 있습니다. 여러분도 궁합을 알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알아보세요. 오차율은 0.2%입니다. 


~엔터프라이즈호의 상위 10위 찰떡궁합 커플~ 


10위/    65.3% - 킨저 & 라리사 마커스 

09위/    67% - 니요타 우후라 & 스팍 

08위/    70.4% -  니요타 우후라 & 레너드 맥코이 

07위/    73.8% -  히카루 술루 & 파벨 체콥 

06위/    74% -  크리스틴 채플 & 아만다 로케비 

05위/    75.3% -  마크 페리스 & 리사 켑스 

04위/    75.8% -  레너드 맥코이 & 제임스 T. 커크 

03위/    80% -  니요타 우후라 & 몽고메리 스콧 

02위/    81% -  재니스 랜드 & 에슐리 린터 

01위/    99.8% -  제임스 T. 커크 & 스팍 


우리의 함장님과 일등항해사가 엔터프라이즈에서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커플이 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불가능한 조합 두 개는 제외했습니다. / 제임스 T. 커크 & 제임스 T. 커크 – 87%. 몽고메리 스콧 & USS 엔터프라이즈 - 75%) 



이상 몽고메리 스콧 (기관실장) 씀.






스팍은 멍하니 짐과 자신의 이름을 내려다보았다. 다름 아닌 1위 항목에, 그것도 단 0.2퍼센트만을 남기고 최상의 조합이라니. 게다가 오차 범위가 0.2퍼센트임을 고려한다면, 그렇다는 건 사실상 100%의 조합이라는 의미였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스팍은 속이 꼬여들어서, 잡고 있던 패드를 책상에 쾅 내려놓고 말았다. 복잡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난 후 그는 일어나서 잰 걸음으로 곧장 기관실로 향했다. 


“미스터 스콧.” 


스팍은 노기 띤 음성으로 그를 불렀다. 그가 찾던 문제의 인물은 커피가 담긴 컵을 들고 의자에 푹 기대앉아 컴퓨터 화면 중 하나를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었다. 


“기다리고 있었죠.” 여봐란 듯 머그컵을 짠 내려놓은 스카티는 패드를 집어 불쑥 내밀었다. “자, 받아요, 미스터 스팍. 프로그램에 대한 모든 정보입니다. 조합률을 산정하는 데 쓰인 코딩과 수학식을 낱낱이 담았죠. 전체적으로 세 번을 쫙 검사했어요. 안 그래도 결과가 나올 때마다 짐이 계속 자기 자신하고 높은 궁합을 보여서 말이죠. 어쨌든 신경 써서 확인했으니 직접 살펴봐요. 전부 정확할 겁니다.” 


스팍은 패드를 들고 프로그래밍 코드며 방정식들을 훑어보았다. 세 번째로 검토를 마친 그의 몸은 어쩐지 푸스스 가라앉았다. 정말로, 프로그램에 아무런 이상점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모든 방정식과 그 결과는 정확했다. 


“스카티, 대체 이게 뭐야?” 


홱 몸을 돌리자, 짐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가 이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패드를 쥔 왼손에 힘이 들어갔다. 스팍을 발견한 짐이 멈춰섰다. 


“오, 어, 스팍도 있었네.” 


“함장님하고 같은 용건으로 왔죠.” 알만하다는 얼굴로 스카티는 늘어지게 웃었다. “보여줘요, 스팍.” 


스팍은 손에 들린 패드를 내려다보고 짐에게 넘겨주었다. 짐은 빠르게 그를 훑었다가 프로그래밍 코드에 집중했다. 


“검사 결과 미스터 스콧의 연구가 정확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료를 읽는 짐의 얼굴은 시시각각 구겨지고 일그러졌다. 싫어해 마지않는 자신의 일등항해사와 거의 완벽에 가까운 궁합을 보인다는 결과가 마뜩치 않은 게 분명해 보였다. 파란 눈에 그대로 드러난 낙심한 기색을 읽고 스팍은 왠지 속에 불편하게 응어리가 지는 기분이 들었다. 짐은 잔뜩 혼란스러운 얼굴로 마침내 패드에서 시선을 들었다. 


“그렇지만… 우린 친하지도 않은데.” 


“컴퓨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오. 참, 이렇게 되었으니 스팍, 우후라에게 데이트 신청을 해도 되겠어요?” 스카티가 기대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 


“우후라는 제 소유가 아닙니다. 본인이 원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할 자유가 있습니다.” 


스카티는 양 손을 비비며 좋아했다. “좋았어.” 


“난 함교로 가봐야겠어.” 완전히 얼이 빠진 짐이 자리를 떴다. 


“괜찮으시면 동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될 거야 없지.” 


대답을 하는 듯, 마는 듯 한 짐은 걷는 동안 생각에 잠겨서 잠잠했다. 스팍은 조용히 옆을 따라가며 짐이 괜찮은지 확인하려고 자신도 모르게 거듭 흘긋거렸다. 짐이 곁에 있을 때면 머리를 들곤 하던 보호욕은 이유를 알게 되니 더 이상 낯설지 않았다. 이제 그는 짐의 정신건강을 염려하고 있는 자신의 역할을 의문 없이 납득할 수 있었다. 


“화나셨습니까?” 가까운 터보리프트로 향하는 길에 스팍이 먼저 입을 열었다. 


“화나지 않았어. 그냥 당황스러워서 그래. 너는 이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스팍은 잠시 주저했다. “알고 싶지 않으실 겁니다.” 


“아니야. 알고 싶어.” 


스팍이 발걸음을 멈추자 짐도 마주보고 섰다. 동그랗게 뜨인 파란 눈에 호기심이 담겨 있었다. 스팍은 마른침을 삼키고 시선을 피했다. 


“미스터 스콧이 최종 결론을 도출하게 되기까지의 복잡한 과정과 연구 사항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이에 따른 효용을 위한 저의 논리적 행동 방향은 함장님과 연인 관계를 맺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저를 파트너로서 용이한 후보로 생각지 않으신다는 걸 충분히 이해합니다. 따라서 이에 의견을 달리 하신다 하더라도 함장님의 선택을 존중하고 앞으로도 이 프로그램이 없는 일이었던 것처럼 행동하겠습니다.” 


충격을 받은 짐의 입이 떡 벌어졌다. 


“그러니까 정말 나와 사귀고 싶다고…? …통계가 그렇게 나와서?” 


“그렇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고도로 진보한 것으로 보이며, 과학을 신봉하는 저로서는 인정하건데 연구결과가 완벽에 근접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짐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 현실이 믿기지가 않다는 표정이었다. 


“넌 날 싫어하잖아.” 


“아닙니다.” 


짐은 못 믿겠다는 듯 흥 코웃음을 쳤다. “그렇다고 쳐. 그럼 왜 허구한 날 나한테 시비를 거는 건데?” 


“함장님께서는 항상 변칙적인 길을 선택하시니까요. 저는 함장님의 안전과 안녕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위험에 처하시지 않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함장님이 다칠 가능성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제가 늘 바른 길을 고집하는 겁니다.” 


짐의 눈매가 풀어지면서 얼굴에 살며시 미소가 떠올랐다. 스팍은 가슴 속이 따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거 왠지 다정한 말인걸.” 


짐은 옆으로 고개를 기울이고는 스팍을 진지하게 올려다봤다. 


“그럼… 날 좋아하는 거야?” 


짐이 수줍게 물었다. ‘그렇다’고 말해달라는 듯한 눈빛이라, 어딘지 가녀려 보이는 짐의 모습에 스팍은 당혹스러우면서 동시에 이유 모르게 흥분이 됐다. 


“그렇습니다. 무모하지 않으실 때 한해서요.” 


순간의 유약한 모습은 사라지고 원래의 자신만만하게도 삐딱한 웃음이 짐의 만면에 떠올랐다. 


“무모함 빼면 짐 커크가 아니지.” 


“압니다. 그래서 함장님의 그러한 성격에 적응하고자 늘 노력중입니다.” 


“흠. 근무 끝나고 저녁에 만나서 더 얘기하지 않을래?” 


“그렇게 하겠습니다.” 


“짐.” 복도 저편에서 닥터 맥코이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어이, 우리 함선에서 나랑 궁합 4위 되시는 분이잖아?” 짐은 윙크를 날리면서 맥코이에게 다정하게 어깨를 부딪쳤다. 


맥코이는 한쪽 눈썹을 치켜세우고는 알력이 났다는 듯 짐을 쳐다봤다. 맥코이의 눈빛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그것이었다. 


“저는 함교로 가보겠습니다.” 


“응. 이따 봐.” 짐은 리프트에 올라타는 스팍에게 작게 손을 흔들었다. 


터보 리프트의 문이 닫히기 직전에 스팍은 짐의 손이 닥터 맥코이의 등에 올라가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 치솟는 질투심에 스스로가 충격적인 것은 그렇다 치고, 당장 닥터 맥코이의 메시지 수신함에 스카티가 만든 프로그램의 결과를 수십 통씩 날려서 자신이 짐과 궁합이 잘 맞는 상대 1위라는 사실을 명명백백히 알리고픈 충동이 울컥 들었다. 


스팍은 그런 자신을 다독여 차분히 함교로 들어섰다. 그가 나타나자 주변에서 승무원들이 작은 소리로 속닥거렸다. 그와 짐이 함선의 1위 커플이 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다. 


그는 자리에 앉아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했다. 






“어떻게 그런 무례한 짓을 할 수 있지? 넌 내가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날 저녁 근무가 끝난 후, 스팍의 숙소에 온 짐은 두 주먹을 쥐고 소리를 질러댔다. 


“저는 단지 뉴릭 준장이 83B 우주기지의 과학 부서를 축소하겠다는 결정에 대해 제 의견을 제시했을 뿐입니다. 그 우주기지의 위치는 매우 고립되어 있으므로, 그곳은 보안 및 신뢰 가능한 의료 설비뿐만 아니라 함선이 정착했을 시를 대비해 진보된 과학 연구소가 필요합니다.” 


“준장은 네가 아니라 함장인 나하고 얘기하고 있었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닌 상황에 멋대로 끼어들어서 의견을 주장할 자격이 없다는 말이야.” 


한 발 더 다가서는 짐과, 이를 부득 가는 스팍. 


“함장님은 그러한 사항에 있어 일등항해사인 제 의견을 수렴하고 존중하실 의무가 있습니다.” 


“네 의견이 필요했으면 내가 먼저 물어봤어. 면전에서 부하가 내게 반항하는 모습을 보이면 남들이 얼마나 한심하게 볼 지 생각도 안 해봤어?” 


짐은 그의 앞으로 불쑥 들어와 사납게 다그쳤다. 눈빛이 반항적으로 형형했다. 스팍은 뒷짐 진 손을 꾹 맞잡았다. 


“제게 그런 어조로 말씀하지 말아주십시오.” 


짐의 눈이 위험하게 번득였다. 코앞까지 다가선 두 사람 사이에 정적이 내려앉으며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너무 가까웠다. 원래에도 잘 생겼는데 화가 났을 때의 짐의 모습이 얼마나 멋진지, 늘 스팍은 감탄하곤 했다. 금방이라도 닿을 것처럼 가까운 짐은, 화가 난 푸른 눈에서 빛이 반짝였고 달아오른 뺨의 붉은 기마저 조화로웠다. 그는 정말 충격적일 정도로 빛나는 존재였다. 온 몸으로 반감을 흠뻑 흘리고 있을 때마저. 


그리고, 짐의 말캉한 입술이 와 닿는 순간 스팍은 눈을 커다랗게 떴다. 짐을 밀어내거나 멍청히 서 있는다면 오늘의 스팍이 아니다. 그는 본능적으로 달려들어 허겁지겁 입술을 집어삼켰다. 


스팍은 짐의 어깨에 팔을 단단히 둘렀다. 서로의 짜증을 전부 쏟아부어 잡아먹듯 격렬한 키스에 빠져들었다. 입술을 잘근거리기도 하고, 그러다 다시 혀를 넣어 건드리니 짐이 흐응, 작게 흐느꼈다. 


짐은 숨에 허덕거리면서 얼굴을 떼고, 동공으로 까매진 눈을 스팍에게 고정했다. 


각자를 바라보는 그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았고, 몸은 서로의 반응을 알고 싶어했다. 스팍으로 말할 것 같으면, 발그레하게 물들어 번들거리는 짐의 입술에 완전히 매혹되어 버렸다. 짐이 먼저 어쩔 수 없다는 듯 조용한 한숨을 내쉬고 입술을 붙여 스팍에게로 안겨들었다. 


그렇게 엎치락뒤치락 침대로 향했다. 스팍의 몸은 욕구와 기대감에 차올라 팽팽하게 긴장해 있었고, 그만큼 고개를 틀고 짐의 입 안으로 할 수 있는 한 깊게 파고들어 맛을 보았다. 앞섶을 쥐는 짐의 손길을 느끼고 그는 민망한 신음을 내지르고 말았다. 


“나중에 꼭 스카티의 봉급을 인상해줘야겠어.” 


침대로 무너지면서 짐이 속삭였다. 스팍은 흐음, 하고 낮게 대답하면서 짐의 어깻죽지에 얼굴을 묻고 매혹적인 향기를 폐 속 깊이 들이마셨다. 


그때부터는 옷을 벗고, 몸을 밀착시키느라 기억도 잘 나지 않았다. 은은하게 빛나는 살갗이 드러나 자신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고, 스팍은 이젠 더 이상 견디기 힘든 사나운 감정을 느꼈다. 분홍색 유두를 날름 핥으니 짐의 몸이 화들짝 떨렸다. 눈을 들어 살피자 짐의 파란 눈은 무겁게 내리앉은 눈꺼풀에 반쯤 가려져 반들거렸다. 


그는 짐의 밑에서, 배꼽 밑으로 이어진 황금빛 털을 따라 내려가 속옷 안으로 손을 미끄러트렸다. 얼른 닿고 싶은 마음에 스팍은 허락도 기다리지 않고 거치적거리는 속옷을 사납게 잡아벗겼다. 사타구니로 얼굴을 내리고 뿌리부터 끄트머리까지 거칠게 핥자 짐이 큰 소리로 신음했다. 


스팍은 몸을 관통하는 격한 욕구를 애써 잡아누르며 짐의 성기를 천천히 핥았다. 끝까지 버텨보려 했지만, 이내 참을 수 없는 감각이 뱃전에서 뭉치며 당장 이 남자를 가지라고 성화를 냈다. 


다음부터는 정해진 듯 다시 급해졌다. 스팍은 짐의 두 다리를 잡아 올리고 자리를 잡았다. 한 번에, 천천히 짐의 안으로 들어서면서 스팍은 온 세상이 정지된 듯 숨조차 멈췄다. 마치 우주 최대의 퍼즐에 남은 마지막 조각을 맞춰넣은 것처럼, 모든 게 자연스럽게 맞아드는 기분이었다. 완벽했다. 


그는 빠르게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눈 앞에 짐의 판판한 가슴과 단단한 어깨, 그리고 솟아서 뱃전에 올라붙은 성기가 그의 손길을 기다리며 펼쳐져 있었다. 


스팍은 허릿짓을 멈추지 않으면서도 지금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짐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이것으로 마지막이 아니기를, 짐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바라고 또 간청했다. 이번 한 번으로 끝날 불장난일 수는 없었다. 두 사람은, 늘 그랬으니까. 


그런 마음을 아는 듯 짐이 그를 끌어당겨 질펀하게 혀를 얽었고, 이윽고 스팍은 눈 앞에서 터지듯 점멸하는 감각과 함께 강렬한 사정감에 휩쓸렸다. 짐의 깊숙한 곳에 몸을 풀어내면서 헐떡인 것도 같았다. 


사정의 여파가 누그러든 후 스팍은 몸을 빼고 옆으로 비켜났다. 그의 가장 근원적인 본능이 욕구를 만족스럽게 충족했다. 이번엔 짐의 차례였다. 짐의 성기를 쥐고 몇 번 강하게 치대자 커다랗게 떨리는 비명과 함께 짐 역시 끝을 맛보았다. 스팍은 짐의 하얀 체액이 뿜어져 기다랗게 가슴과 배를 수놓는 장면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본능을 따라 스팍은 짐의 몸을 껴안고 은은한 색으로 잘 탄 보드라운 어깨 위에 입술을 눌렀다. 


“해피 발렌타인 데이야.” 


짐은 휴지로 배를 닦아낸 후 다시 스팍의 욕심많은 품으로 돌아와 속삭였다. 스팍은 말없이 동의하면서 쇄도하는 만족감을 흠뻑 즐겼다. 짐을 끌어안으니 열이 빠져나간 성기가 짐의 엉덩이 굴곡 안에 고즈넉이 맞아들었다. 


“괜찮다면 스콧 기관장에게 제안해 다른 함선에 소프트웨어를 보급하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물론이지. 모두에게 놓치고 있는 걸 알게 해줘야지.” 


그 후로 한 주. 사람들은 짐과 스팍이 점심을 먹으면서 탁자 밑으로 서로 손을 꼭 잡고 있다거나, 함교에서 말다툼 한 번 없다거나, 업무 중에 둘이서 나란히 휴식하러 나가서 20분쯤 뒤에 완전 헬렐레 풀어져 흡족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일이 일어나도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렇게 서로 껴안은 채 잠자리에 누운 어느 날의 스팍이, 결국 논리적인 지구의 기념일에 하나쯤은 가치있는 점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인정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역자의 말


발렌타인 데이 특전, 기승전헛챠 단편이었습니다.

애초에 최상의 조합이라고 나!♡나, 나랑♡엔터프라이즈♡ 이런 게 나오는 걸 보면 프로그래밍을 잘못 한 것 같지만..(?)

왠지 진짜로 스카티가 맘먹으면 요런 걸 만들 수 있고, 또 진짜로 커크♡스팍 조합이 상위권에 랭크될 것 같다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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