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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k] 중력을 거스르다 │ Fighting Gravity - 18 : 아쉽게도 (1/2) 본문

Star Trek_장편/중력을 거스르다

[Spirk] 중력을 거스르다 │ Fighting Gravity - 18 : 아쉽게도 (1/2)

topsecretum 기밀선녀 2016.07.1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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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래야 짐 커크지. 이제야말로 리버사이드에 돌아온 기분이 확실히 들었다.


햇볕이 눈꺼풀 위를 쑤시는 감각에 앓는 소리를 내고 싶었지만 실행으로 옳기지 않은 이유는, 그래 봤자 진력만 빠질 것 같아서였다. 어차피 들어줄 사람도 없는걸. 혼자인 거라면 조용한 편이 좋았다. 그는 으, 진력을 내면서 베고 있던 베개를 빼서 얼굴에 대고 지그시 눌렀다. 좀 나았다. 휴. 홈 스윗 홈이다.


이런 증상에 대처하는 법이라면 익숙하다. 일어나서 뜨끈한 물로 샤워하고 시원한 물에 두통약을 먹은 다음에, 커피도 마시고, 또 물을 마시다 보면 나아진다. 하지만 도저히 그럴 기분이 안 났다. 술기운이 미처 가시지 않은 기분이기도 했고, 조금만 더 이렇게 누워 속으로 삽질을 하기로 했다.


지난밤 있었던 일은 굵직한 것만 빼고 기억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확실한 거 하나는, 분명 스팍 앞에서 바보 같아 보였을 거란 사실이다. 그게 부끄럽고 민망해야 옳을 텐데 왜인지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가 미루기만 하면서 말하지 않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 사람이 다름 아닌 스팍이었고…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짐은 결국 털어놓았다. 술김에 일어난 일의 연속이긴 했어도 스팍이 자신을 바보로 여기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사실, 스팍이 그에게 친구로 여기고 있단 말을 들었던 건 똑똑하게 기억났다.


그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좀 나아졌다. 스팍은 달래주려고 그런 입발린 소리 하는 사람이 아니니, 분명 그건 진심이었을 거다. 정말로 스팍과 자신의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취한 스팍과 어영부영 가까워졌던 그런 게 아니었다. 음, 정정하자. 이번엔 자신이 취해 있었다. 어쨌든 중요한 건 스팍의 마음을 알았다는 거다. 다른 건 몰라도 스팍의 속마음만큼은 자신이 없었는데, 이제는 달랐다. …그 뒤로 바보 같은 짓을 해서 산통을 깨트리지 않았다면, 말이지만. 예를 들면 스팍을 덮치려 했다든가. 간밤의 흐린 기억 속에서 자신은 분명 스팍을 덮치고 싶어 했다. 혹여라도 그 다음에 정말로 스팍을 덮친 데 성공한 거라면, 세상은 너무 자신에게 불공평하게 구는 거다. 왜냐면 지금 하나도 기억이 안 나니까. 이러한 이유로, 짐은 둘 사이에 아무 일도 없었다고 생각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 기분도 오래 가지 않았다. 세상은 확실히 가혹했다. 두 사람의 진정한 연대감을 맛본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건만, 벌써 헤어지게 생겼다. 스팍은 내일 떠난다. 그 다음엔 자신이 수개월 내로 우주로 나갈 거고, 그렇게 되면 이번 항해가 끝난 후 지구로 돌아온다 해도 이미 그 때쯤이면 각자의 삶은 완전히 달라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스팍에게 같이 가자고 애원을 한 거였다. 맙소사.


이번에야말로 정말 입에서 앓는 소리가 나갔다. 짐은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 벽 쪽으로 몸을 굴려 붙었다. 그간 스팍을 몰아붙이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건만 ― 결국 스팍에게 스타플릿으로 돌아오라고 칭얼거리고 만 것이 확실하게 기억났다.


자기 비난과 함께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면서 땅으로 파고들던 순간이었다. 별안간 가까이서 익숙한 목소리가 귀에 박혀들자 짐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필요한 거라도 있어?”


짐은 천천히 베개에서 얼굴을 틀어 뒤를 빼꼼 넘어다봤다.


“…스팍?”


“응.”


스팍은 문 옆의 벽에 기대 앉아있었다. 일어나서 이쪽을 보는 그에게 짐이 물었다.


“내 방에서 뭐 해?”


스팍이 저기 있었으니 망정이니, 침대에 같이 누워 있는 채로 일어났으면… 음… 더 좋았으려나. 아무튼 놀라긴 했지만 결과적으론 차라리 이편이 나았다.


“내가 취해 있을 때 당신이 곁에 머무르며 보살폈지. 반대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하는 편이 올바르다고 생각했어.”


높낮이 없는 스팍의 조용한 목소리에도 머리가 마구잡이로 울렸다. 짐은 억지로 일어나 앉아 웃는 낯을 만들었다.


“내가 널 보살폈던 이유야 당연하잖아. 넌 취해본 적이 없으니 깰 때까지 괜찮은지 확인하고 싶었던 거라구. 반면에 난 이런 거에 익숙하거든.”


스팍이 옆에 있으면서 보살펴 주겠다느니 하는 걸 보니까 다행히도 자신이 뭔가 엄청난 주정을 부린 건 아닌 거 같았다. 그제야 웃음이 좀 나왔다.


“밤새 여기 있었어?”


스팍이 그렇다고 했다.


“거기서?”


“그래.”


짐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어버렸다. 머리가 아팠으니 손차양을 만들어 햇빛을 가려야 했다.


“으음… 그건 고마워. 그치만 안 그래도 됐는데. 잠이라도 좀 자두지 그랬어.”


“명상을 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어. 그리고 천만에.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웃다가, 침대 옆 서랍 위에 놓여있는 물잔을 발견했다. 컵을 향해 묻는 시선을 던지자 스팍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최고야.”


얼른 컵을 쥐었다. 물론 본즈 역시 당연히 이렇게 해줄 뿐만 아니라 추가로 하이포 몇 방도 더해줬을 것이다. 그렇지만 스팍이니까, 훨씬 의미가 더 커지는 것 같았다.


특히, 어제 일도 있었고.


짐은 물을 반쯤 비우고 난 후 어색하게 말을 던져보았다.


“저기, 어, 스팍. 미안해, 내가…내가 어제 좀 떼를 썼지? 억지를 부리고. 앞으로의 네 계획에 대해서 말야.”


무슨 말을 하는지 스팍도 알 테니 설명할 필요는 없었으려나.


“아무튼. 잊어줘. 내게 갚아야 한다거나, 책임 같은 건 하나도 없으니까. 네가 지구에 남아 일을 하고 싶다는 거 알아. 일이 잘 풀리게 돼서 나도 기뻐.”


그건 진심이었다. 스팍이 앞으로 어디 머물지, 잘 먹고 지낼지, 그의 재능을 알아주는 곳에 있을지 확실히 하지도 못한 채 엔터프라이즈로 돌아가게 되는 게 더 나빴다. 적어도 스팍이 이젠 괜찮을 거란 걸 알았으니 다행이었다.


“알코올의 영향으로 당신의 자제심이 잠시 낮아진 것이지. 보통의 상황이었다면 그렇게 강요하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이해해.”


“맞아. 당연하지.”


빈 잔을 내려다보던 짐이 눈을 문질렀다. 이 말은 꼭 하고 싶었다.


“…사실 그게 내가 정말로 원하는 거였지만, 그래도 네 결정을 존중할게.”


“알아. 고마워.”


스팍은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그걸 존중했으니, 그 주제에 대해 더 이상 별달리 할 말은 없었다. 짐은 침대 맡의 시계를 확인했다.


“…샤워하러 가야겠다. 엄마가 걱정하시겠네…”


그렇게 말했다가 순간 지난밤의 기억이 얼핏 떠올라서 멈칫했다.


“혹시 어젯밤에 우리 엄마 깨어 있었어?”


“아니. 그런데 당신이 문을 열 때 소란을 피워서 깨셨어.”


윽. …하긴 그런 적이 한두 번도 아니었다.


“어쨌든, 아침식사를 하러 내려가지 않으면 걱정하실 것 같거든.”


“아마도.” 스팍도 동의했다. “지금 식사가 나오면 먹을 수 있겠어?”


“당장은 별로. 잠 좀 깨고 나면 배가 고파질 것 같아.”


짐은 기지개를 쭉 펴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몸을 내려다보니 누군가가 재킷과 신발만 벗겨두었고 나머지는 어제 저녁 입은 차림 그대로였다.


“그럼 샤워하는 동안 당신 어머니에게 얘기를 전달해 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고맙지.”


엄마가 고맙게도 그가 나올 때를 맞추어 준비를 해놓은 듯 했다. 샤워를 마치고 약장에서 필요한 약을 찾았을 즈음에, 밖에서 맛있는 냄새가 났다. 진짜 음식, 그러니까 지구식 음식 냄새였다. 이 순간 스팍과 엄마 중 누가 더 좋은지 결정하라면 못 할 것 같았다. 그는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향했다. 샤워를 해서 보송보송한 몸에, 두통약도 먹고 잘 익은 달걀 냄새를 맡고 있자니 기분이 훨씬 좋아졌다.


아쉽게도 그 좋은 기분은 딱 아래층에 발을 딛을 때까지 만이었다. 식탁이 있는 곳에 커다란 창문이 있어 햇빛이 쨍쨍하게 들어왔다. 머리가 아팠지만 일단 앉았다. 맞은편의 스팍은 머핀을 반쯤 먹어가고 있었다. …양 손에 은식기를 들고.[각주:1] 벌칸식 식사까지는 따라해 보겠는데 벌칸식 식탁예절은 자신이랑 안 맞는 거 같았다.


감사하게도 엄마는 낮춘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잘 잤니? 몸은 괜찮아?”


“괜찮아요.”


짐은 한 손으로 이마에 손차양을 댄 채 머핀 하나를 앞접시에 가져왔다. 바나나넛 머핀이려나. 뜯어서 먹어보니 맞았다.


“어젯밤에 소란 부려서 죄송해요.”


엄마가 스토브 앞으로 돌아서면서 괜찮다고 대답했다. 스크램블드에그에 치즈를 섞어 완성하는 중이었다.


“이런 얘기 하면 좀 이상하지만, 네가 여전한 내 아들 짐이라는 걸 아니까 마음이 놓이는 거 있지.”


스팍이 살짝 언짢은 표정을 하더니 식탁 너머로 그를 올려다봤다. 짐은 그냥 어깨를 으쓱 했다. 뭐, 저렇게 말하니까 ‘내 아들 짐’이란 게 마치 무책임한 주정뱅이를 뜻하는 것처럼 들리긴 했다. 하지만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거 짐은 알았고, 스팍도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엄마라고 이해가 덜했겠는가. 요는, 엄마는 자신이 누군가를 돌볼 수 있는 편이 더 마음이 놓였고 그런 엄마의 요구를 충족하는 데 짐이 아주 탁월했다는 거다.


“그래서 바보 같은 짓을 한 상으로 오늘은 보통 음식을 만들고 계시는 거예요? 아, 너 들으라고 하는 얘긴 아니야, 스팍.”


“부정적인 뜻으로 듣지 않았어. 일반적이고 평범하다는 의미에 불과해서 ‘보통’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테니까.”


스팍이 대꾸했다. 이거 은근히 돌려 까는 것 같은데… 아님 말고.


엄마가 부연설명을 해줬다.


“스팍이 그러자고 하더라. 시간도 많이 됐고 어제 남은 거 데우려고 했었어. 스팍이랑 같이 있는 마지막 날이기도 하잖니. 내일이면 각자 원하는 대로 먹을 테니까. 그런데 스팍이 자긴 괜찮다고 해서.”


그렇게 상기시켜주지 않아도 되는데. 짐은 반갑지 않은 일정에 괜히 우울해지려 했지만, 달걀에서 고소한 냄새가 났고 머핀도 맛있어 보여서 조금 마음이 풀렸다. 그는 스팍에게 빙그레 웃어주었다.


“고마워, 스팍.”


스팍은 자기 접시에서 눈을 들지 않은 채 고개만 끄덕였다. 엄마가 괜한 말을 해서 스팍도 기분이 낮아진 걸까 싶은 느낌이 들었다. 짐이 몫을 덜어주려고 하자 스팍이 고개를 저었다.


“고맙지만 나는 충분히 먹었어. 원하는 만큼 가져가도록 해.”


충분해 보이지 않은 것 같지만, 뭐 벌칸들은 다들 좀 이상한 구석이 있으니 마음에 담아두지 않기로 했다. “뭐 그렇담…”


“이제 엄마랑 너만 먹으면 돼.”


엄마는 짐의 접시에 달걀 대부분을 덜어주고 찬장 쪽으로 갔다. 스팍이 자리를 정리했다.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풍경을 감상하려고 합니다.”


“잠깐만 기다려. 금방 먹고 나도 같이 갈래.”


얼른 달걀을 퍼서 먹어치우는 짐에게 스팍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당신은 이 근방에 익숙하니 풍경을 감상해 봤자 새삼 흥미로울 구석이 없을 거야. 원래 혼자 여가를 보낼 생각이었어. 그리고 당신은 아직 숙취가 해소되지 않았으니 쉬는 편이 좋아.”


말이야 옳았지만, 함께 있을 수 있는 마지막 날인데 스팍이 혼자 돌아다니게 둔다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뭐라고 더 대꾸하기도 전에, 엄마가 접시를 놓고 옆에 앉아서 다리를 톡 건드려 주의를 돌렸다.


“스팍 말이 맞아. 긴장 풀고 제대로 앉아서 천천히 먹어.”


“알았어요, 알았어.”


어쩔 수 없으려나. 두통약으로도 숙취는 여전했으니 그냥 가만히 식사나 할 수밖에 없었다.


햇빛 때문에 머리가 쪼개지는 것 같으면서도, 창밖으로 눈길이 내달렸다. 스팍은 딱히 갈 데를 정해놓은 것 같지 않았다. 집을 나선 그는 도로 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가다 멈춰서 저 먼 곳을 보다가… 고개를 떨구어 바닥을 쳐다봤다. 그런 다음엔 어깨 너머로 집을 돌아다보고는 마저 걷기 시작했다. 스팍은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스팍을 보고 있던 건 짐 혼자만이 아니었다.


“네가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다만, 스팍이 너를 많이 아끼는 것 같더라.”


짐은 엄마에게로 시선을 틀었다. 물론 그걸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엄마가 그런 말을 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왜요?”


“어제 너 오고 나서 스팍이랑 얘기를 좀 나눴어. 대놓고 이렇다 저렇다 한 건 아닌데… 벌칸들은 절대 안 그러지. 그렇지만 딱 느껴지는 거란 게 있는 거잖아. 나는 네가 주정을 부려서 벌칸 하나 화나게 했겠거니 생각했는데, 스팍은 너의 그런 자유분방한 모습을 ‘흥미로웠다’고 표현하더라고.”


벌칸에 대해 전반적으로 더 잘 아는 사람이 자신과 같은 생각이라니, 기분이 썩 좋았다. 스팍이 그 말을 직접 자신에게 대놓고 해준 게 아니더라도 그랬다. 하긴 대놓고 표현하는 벌칸이 어딨겠냐만은.


“엄청난 칭찬으로 받아들여야겠네요.”


“엄청난 칭찬 맞아. 내가 벌칸인들이랑 오래 있어봤지만, 그 사람들이 하던 칭찬이라고 해봐야 서로 ‘흥미롭다’느니 ‘유용하다’느니 하는 게 그나마 최고였거든. 자기들은 감정을 깨끗이 제거하고 산다고들 하지만, 글쎄. 물론 난 제 3자로서 관찰하는 입장일 뿐이었지만, 벌칸들의 상호작용을 보고 있으면 그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의 감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 같아. 내가 보기엔 그 사람들이 너무 오랫동안 감정을 외면하며 살다 보니 그게 감정이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 느낄 건 다 느끼고 산다고 봐.”


“그럴 것 같다고 생각은 했어요.”


짐은 고개를 끄덕였다. 모를 리 없었다. 다른 벌칸은 몰라도 적어도 스팍은, 감정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엄마가 한 다음 말도, 예상은 했지만 엄마 입에서 들으니 놀라운 거였다.


“내 생각에, 스팍은 너와 헤어지고 싶지 않은 것 같아.”


“왜? 그렇게 생각해요?”


엄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별로 먹지도 않고, 밤새 잠은 잤으려나 모르겠어. 널 돌보고 있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그러라고 하긴 했는데.”


“대신 명상을 했다고 그더라고요.”


“벌칸들은 압박이 느껴지는 상황이면 잠이나 음식 없이도 오래 버틸 수 있거든.”


“응. 알아요.”


하지만 스팍이 어느 부분에서 압박을 받았는지는 잘 모른다. 내일 떠난다는 데에 스팍은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았던 걸까…?


엄마가 재미있다는 표정을 했다. “알다니, 어떻게?”


괜한 소릴 했나. 짐은 우물거리다가 물었다. “스팍이 어쩌다 저랑 아이오와에 오게 됐는지 얘기한 거 있어요?”


“그다지… 스팍 말 들어보니까 샌프란시스코에서 우연히 마주쳤다며.”


“그렇담, 일단은 이건 스팍의 개인사니까 제가 따로 얘기하진 않을게요. 지난 몇 주 동안 스팍의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기도 했고요.”


엄마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쩔 수 없구. …아무튼, 얘. 오늘 특별한 데라도 가자고 엄마가 그랬잖아. 하지만 너희들 둘이서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엄만 빠질게.”


그러더니 밝게 웃었다.


“어차피 내일이면 이제 엄마 혼자 널 독차지할 수 있잖아. 온갖 건전하고 재미있는 가족 활동들로 널 괴롭혀줄 생각이거든.”


“아이고. 이제 큰일 났네요.”


그는 웃음기어린 목소리로 엄마에게 말했다.


“그치만 어쨌든… 고마워요, 엄마.”






18화, 「아쉽게도」(2/2)에서 계속...



  1. 스팍은 빵을 포크와 나이프로 먹는 우아한 남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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