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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SH] 사건을 위한 키스 │ Just A Kiss - 3 본문

Sherlock_중편/시리즈

[JW/SH] 사건을 위한 키스 │ Just A Kiss - 3

topsecretum 기밀선녀 2014.11.1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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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담배를 한 모금 깊게 빨아올리며 셜록은 길 끝을 다시 한 번 주시했다. 골목길 입구로 무리들이 점점이 스쳐지나갔다. 이따금씩 길가의 네온사인 간판을 올려다보는 사람도 있었고 더러는 간판을 가리키다 곧 일행에게로 돌아가기도 했다. 그는 머리 위로 길게 연기를 내뿜으며 옆에서 서성이는 존의 모습에서 눈을 돌렸다.


“더럽게 오래 들어가 있는군.”


셜록은 고개를 끄덕여 수긍했다. 확실히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 기다리게 됐다. 손가락으로 담배를 털어내자 발치로 재가 와스스 무너져 내렸다. 37번 타입, 내용물이 혼합된 타입으로―


클럽의 문이 열렸다. 골목으로 음악소리가 쏟아져 나오며 두 명의 청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흘긋 이쪽을 쳐다보고는 지나쳐 나갔다.


“내놔봐.” 존은 셜록의 손가락 사이에서 담배를 잡아채 입술에 물었다. 그는 담배를 빨아들이더니, 인상을 쓴 채 연기를 내뱉으며 다시 돌려줬다. “윽― 역겨운 맛은 여전하네.”


담배를 돌려받는 셜록의 얼굴에 희미하게 웃음이 떠올랐다. “네가 담배를 피웠었는지는 몰랐군.”


“나도 한 때 철부지였거든.” 그는 잠시 터져나오려는 기침을 삼켰다. “윽, 내일까지는 목이 계속 이 모양일 것 같네. 이런 걸 어떻게 피우냐?


“니코틴 중독이니까.”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골목길 안으로 들어와 이쪽으로 향했다. 셜록을 등을 지고 존을 향해 서서 한창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던 척 했다. 무리는 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았고, 이내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존은 눈을 들어 시선을 맞추고 고개를 저었다.


담배가 거의 다 타가고 있었다. 20분 동안 벌써 세 번째 담배였다. 이 이상 더 피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속이 약간 메슥거렸다. 위장으로는 그만이었지만 곧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테였다.


존은 주머니 안에 손을 쑤셔넣었다. “아무래도 안에 들어가야 할까봐. 여기 계속 서 있는 것보다는 훨씬 덜 의심스러워 보이지 않을까.”


“위험부담이 커. 누군가 날 알아볼 수도 있어. 이쯤 됐으니 조만간 놈들도 밖으로 나올 거야.”


존은 한숨을 내쉬며 벽에 등을 기댔다. “그걸 어떻게 알아?”


“놀려고 온 복장이 아니었어. 보니까 온종일 그 차림새로 돌아다녔더군. 사람들은 보통 이런 데에 오기 전에 요란한 옷으로 갈아입지.” 셜록은 아스팔트 바닥 위로 내버린 담배꽁초 끝을 발끝으로 뭉갰다.


“흠, 우리가 안에 못 들어가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네.” 그러다, 존은 고개를 들었다. “잠깐, 그래서 놈이 그 신발을 그대로 신고 있을 거라는 말이었어?”


“그걸 이제야 알았어?”


존은 가운데 손가락을 세워 무례하기 짝이 없는 손짓을 해보였다. 그 때 클럽 문 안쪽에서 발소리가 가까워지는 기척에, 두 사람은 문이 열리기 전에 고개를 돌려 얼굴을 숨겼다.


차선책으로 넘어가야 할 때다. 셜록은 벽으로 존을 몰아세운 뒤 몸을 붙였다. 뒤이어 클럽 문이 활짝 열렸고, 그는 두 팔 사이에 존을 가두고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뭐하는 거야?” 존은 놀란 목소리면서도 움직이지는 않았다.


“내가 뭐하고 있는 걸로 보여?” 셜록은 숨죽여 대꾸했고, “놈들이야?” 하고 물으며 존의 귀 뒤쪽에 코를 묻었다. 존이 움찔했다.


“어… 아니. 아닌 것 같네. 근데 꼭 이래야 해?”


“담배는 더 못 피워. 이 이상 피우면 몸에 해로워. 눈길을 끌지 않고 여기에 서 있을 만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겠어?”


“골목에서 사내놈들 둘이 달라붙어 있는데 눈길을 안 끈다고?”


“바로 옆이 게이 바잖아, 존.”


“음, 그렇지. 하지만―” 존이 몸을 틀자 입술이 목에 스쳤다. 의도치 않은 거였지만, 셜록은 제대로 목의 살갗 위를 입술로 지분거리기 시작했다. 존은 흡 숨을 들이키며 아주 조금, 입술에서 벗어날 만큼만 옆으로 비켜났다.


“너도 같이 즐기는 척 했으면 연기가 상당히 더 감쪽같아졌을 걸.”


“누가 즐기지 않았대?” 존은 셜록의 가슴을 조금 밀어내며, 방금까지 사람들이 있던 골목길 바깥을 흘긋 확인했다. “어쨌든, 그 놈들이 아니었어.”


“그렇군.”


존은 한숨을 내뱉으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미안, 내가… 그러니까, 이런 건 예상하지 못했거든.”


“더 나은 방안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얘기해도 좋아.”


“아니, 아냐… 괜찮아.” 존은 길 바깥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셜록은 그냥 담배에 불을 붙인 채 들고만 있을까 생각해 봤다. 어차피 진짜로 피워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다만 ― 그는 가로등 불에 그림자가 진 존의 얼굴을 바라봤다 ― 다른 방안이 훨씬 매력적이었고, 또 담배처럼 생명력을 깎을 일도 없는 거였다. 아마도.


둘은 어색하게 말없이 서 있었다. 1분가량이 지나자, 마침내 다시 문이 열리는 금속성의 소리가 들렸다.


존의 앞으로 다가섰다. “오는군. 놈들이면 고개를 끄덕여.”


“알았어.” 존은 침을 삼키며 마음을 굳게 다잡았다.


이번에는 준비동작도 생략했다. 존은 형편없는 배우다. 입술이 목에 스치자마자 존은 뻣뻣하게 얼어붙으며, 또 몸을 빼려고 했다.


“좀 진정해 주겠어?”


존의 눈이 감겨 있었다. 이를 악물고 있는 것 같았다. “말은 쉽지.”


“편하게 뒤로 기대서… 조국을 생각해봐.”


“퍽이나 그게 되겠다.”


문이 열리고, 등 뒤에서 몇 명의 발소리가 점점 골목길 쪽으로 다가왔다. 존이 눈을 뜨고 소리를 좇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이제는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셜록은 귀를 연 채로 존이 귓불 밑에 입술을 눌렀다. 그곳의 피부는 따스하고 부드러웠다. 생각보다 느낌이 괜찮았다. 이렇게 키스해본 지도 정말 오래됐다 ― 뭐, 따지고 보면 지금과 같은 조건으로 키스한 사람은 누구도 없었지만. 어쨌든, 기분이 좋았다.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소리가 멈추더니 남자들이 목소리를 낮춰 무언가 얘기하기 시작했다. 말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그들은 그 자리에 계속 서 있었다.


“젠장.” 존이 숨죽여 내뱉었다. “이번엔 또 뭐야?”


어째서 마이크로프트가 존을 위장수사에 쓰겠다고 부득불 고집인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존은 남을 속이는 류의 일에 젬병이다. “우릴 보고 있어?”


“아니.”


“그럼 참을성 있게 기다려.” 그의 속삭임에 존의 눈이 감겼다.


특별할 일은 없었고, 뒤에 모여 있는 남자들이 (그 중에서도, 요즘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살인 사건의 용의자인 한 명이) 다른 데로 이동할 때까지 여기서 다소 낯뜨거운 자세로 버티기만 하면 됐다. 존은 벽에 기대 불편하게 몸을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이건 마음에 안 들었다. 연기가 들통 날 수도 있었다.


홧김에 셜록은 존의 얼굴에 입술을 맞부딪쳤다. 존은 코로 격한 숨을 들이켰지만, 밀어내지는 않았다. 셜록의 양 옆구리에 어색하게 올라와 있던 그의 두 손이 코트 안으로 점점 들어와 셔츠를 붙잡았다. 진정했다고 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아까보다는 훨씬 나았다.


셜록은 벽으로 그를 좀 더 밀어, 얼굴선을 따라 쓰다듬어 내려온 손으로 어깨를 붙들었다. 이런 행위가 익숙하지 않은 건 놀라울 일도 아니다. 최근 수년간 연습이 좀 부족했던 이유도 있었고. 하지만 입술로 느긋하게 지분거리는 동안 그의 품안에서 긴장이 풀리는 존의 몸을 느끼며,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다. 그가 입을 열어 존의 입술 위를 핥아올리자, 존 역시 곧바로 반응해 혀를 옭아매며 코트 안으로 파고들어 몸을 꼭 감싸안았다.


레스트레이드의 사무실 안에서 했던 키스에 대해서는 그 후로 일절 말하지 않았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인정하긴 싫었지만 셜록은 꽤나 오랫동안 그 일에 대해 회상했으며, 그럴듯한 이유를 지어내서 다시 키스를 요청한다면 존이 그에 응할지 궁금했다. 그리고 지금, 두 사람은 골목 안의 지저분한 벽에 기대 키스를 나누며, 세 명의 피해자가 발견된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일말의 단서를 남기고 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방법을 담배 두 대를 더 태우기 전에 진작 떠올렸어야 했던 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때 존이 혀로 무언가를 했고, 그건 사타구니에 무시 못 할 자극으로 전해졌다. 셜록은 창피를 당하기 전에 얼른 입을 뗐지만 더 멀리는 가지 못하고 고개를 틀어 입술로 존의 귓불을 지분거렸다. “계속 얘기중이야?” 그가 조용히 물었다.


“응.” 대답하는 존의 목소리가 평소와는 다르게 거칠었다. “이봐, 그만해. 정신 사납다구.”


“미안.” 그래서 다시 입술로 돌아갔다. 입술은 다문 채로, 비벼지고, 빨아들이고, 존의 입술 사이에 물려진 아랫입술이 혀로… 오. 이런―


“놈들이 간다.” 존이 입술 사이로 말했다. 셜록은 이내 아쉬움을 안고 떨어져야 했다. 그는 조금 뒤로 물러나 골목 안을 바라봤다. 막 모퉁이에서 무리가 자취를 감춘 후였다.


한숨과 함께 존이 한 발로 짝다리를 짚으며 얼굴을 매만졌다. 불편한 모양이다. 아니, 그보다는 ― 동요했고, 혼란스러움에 긴장한 모습이었다.


집중하자.


그는 돌아서서, 반시간 전 미리 흙을 뿌려놨던 곳으로 가 주변을 서성이며 땅을 확인했다. 그 동안 해가 넘어가서 가로등만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기에, 그는 주머니에서 손전등을 꺼내 어둑한 바닥을 비췄다.


“여길 봐.” 마침내 독특한 발자국을 찾아낸 그는 그 위로 몸을 숙였다.


“놈들이 얘기를 하느라 여기 멈춰선 게 다행이었네. 그렇지 않았으면 이렇게 자국이 분명히 남지 않았을 테니까.” 옆에 웅크리고 앉은 존도 불빛이 비친 발자국을 확인했다.


“잡고 있어.” 셜록은 손전등을 건네고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셜록이 가능한 한 다양한 각도에서 발자국 사진을 찍는 동안 존은 불을 들고 고정했다.


“확실히 그 놈이 맞는 건가?”


“맞아. 밑창의 솔기까지 특유의 똑같은 모양이야. 놈을 찾았어.” 그는 일어나 레스트레이드에게 사진을 보냈다.


“이해가 안 가네. 범죄 현장에서 신었던 신발을 왜 계속 신고 다니는 걸까? 의심을 살 수도 있는데.”


“방심한 걸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것보다 신발이 뉴 앤 링우드New&Lingwood 구두라는 이유가 더 클 거야 ― 한 짝에 천 파운드를 호가하니까. 이 신발이 좋은 목격자가 되겠지.”


“그럼 그 놈이 살인범에다 허세까지 부리는 병신이라는 건가?”


셜록은 씩 웃었다. “그런 거지.” 휴대폰이 울렸다. “레스트레이드겠군. 보나마나 고마워서 어쩔 줄 모를 테지. 어때, 식사하러 갈까?”


“뱃가죽이 들러붙을 뻔 했지.” 대답하는 존의 반짝이는 미소에, 셜록은 자신도 모르게 빤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존은 표정을 굳히며 다시 고개를 돌려버렸다. 손으로 목 뒤를 쓰다듬는 모양새는 그가 불편해졌다는 뜻이리라.


그 키스에 대해 해명을 해야 하는 걸까? 이런 일에 어떻게 행동해야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건지 셜록은 알 수가 없었다. 존은 문제가 생겼을 때 우물쭈물하지 않고 곧장 말하는 성격이라, 이렇게 어색하게 회피하는 건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었다.


존은 길게 숨을 고르면서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는, 길 밖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딱히 볼 게 있어서라기보다는, 셜록을 피하려고 그랬다는 쪽이 맞겠다. “으음, 이번 사건은 블로그에 자세히 쓰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네.”


“그러는 게 좋겠군.” 얘기를 하자는 뜻일까? 기다렸지만, 존은 아무 말 없었다. 민망해지는 기분에 셜록은 휴대폰을 꺼내 시선을 회피했다. 네 말이 맞았어, 언제나 그렇지만. 덕분에 한 건 크게 했다. 그는 화면을 잠그고 주머니에 도로 돌려놓은 다음, 두 사람 사이의 어색한 침묵을 딱 5초 더 버텼다. “오늘은 인도 음식이 어때? 여기서 조금만 가면 괜찮은 데가 있어.”


“코브라도 있대?”


“물론이지.”


“좋아.”


“그래.”


시선이 마주치자 존은 어색하게 웃으며 다시 얼굴을 피했다. 그가 신발코만 내려다보는 동안, 셜록은 목에 목도리를 감았다. 여전히 입술에 닿았던 존의 온기가 선연했다.


셜록도 웃어보였다. 존이 보고 있었다면, 연기가 아닌지 곧바로 의심했을 법한 미소였다. “그럼 가자.”





네 번째 →



역자의 말


...이걸로 녀러분도 아시겠죠, 수사를 위해서라는 말은 다 그짓말이라는 거~!!

세상에 위장이 좀 필요하다고 딥키쑤를 하는 친구사이가 어딨답니까.

진짜 드라마에서 수사 핑계대고 뽀뽀를 한대도 전혀 이상하지가 않은, 완전 이상한 커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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